
닭을 표현한 고대 모자이크 작품. '풀룸 파르티쿰(Pullum Parthicum)'은 아피시우스의 저서 『요리술(De re coquinaria)』에 수록된 레시피다.
고대 최대의 미식 요리책, 『요리술』
마르쿠스 가비우스 아피시우스(Marco Gavio Apicius)는 자신의 저서 『요리술(De re coquinaria)』을 통해 로마 시대는 물론 고대 전체를 통틀어 가장 방대한 분량의 미식 요리책을 후세에 남겼다. 이 책에는 당시 로마 상류층의 호화로운 식문화와 다양한 조리법이 기록되어 있어, 오늘날 고대 로마 음식 문화를 연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로 꼽힌다.
풀룸 파르티쿰, 그대로 옮긴 레시피
아래는 앞서 언급한 요리책에서 발췌한 '풀룸 파르티쿰' 레시피의 원문이다.
"닭을 세로로 갈라 연다.
절구에 후추와 리구스티쿰(ligusticum), 캐러웨이 씨앗 약간을 찧은 뒤 가룸(garum)을 뿌리고 포도주와 섞는다.
닭을 그릇에 담고 준비한 소스를 골고루 끼얹는다.
향료인 벤조인 수지를 뜨거운 물에 녹여 그 혼합물을 닭 위에 붓는다.
조리한다.
다 익으면 후추를 뿌려 낸다."
로마인이 사랑한 만능 소스, 가룸
이 레시피에서 눈여겨볼 점은 정교한 조리 과정(그리고 무거운 맛!)만큼이나 가룸(garum)이라는 재료의 등장이다. 가룸은 발효·숙성시킨 생선으로 만든 소스로, 로마인들은 고기 요리와 주로 생선 요리에 이를 듬뿍 사용했을 뿐 아니라, 채소나 콩류 요리에도 빠짐없이 곁들였다. 현대의 어류 발효 소스와 비슷한 감칠맛을 내는 이 소스는 고대 로마 식탁에서 소금과 같은 필수 양념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