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왼쪽 어깨의 문신, 황후 시시의 숨겨진 작은 일탈

왼쪽 어깨의 문신, 황후 시시의 숨겨진 작은 일탈

로미 슈나이더가 연기한 시시. 영화 속 황후에게는 상상하기 어려운 작은 비밀이 있었다.

황후에게 문신이라니, 상상이 되는가?

아름답고 맑으며 영원히 손이 닿지 않는 존재였던 시시에게 문신이 있다고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역사상 가장 동화 같은 공주로 불린 그녀는 실제로 영화가 그려주는 것처럼 행복하고 달콤한 인물이 아니었다.

궁정 삶에 지친 방랑자

엘리자베트는 늘 붕 떠 있는 듯한 여인이었다. 규율과 궁정 생활에는 자주 조급함을 느꼈고, 슬픔에 잠겨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찾아 헤매곤 했다.

그녀는 아마도 우울증을 앓고 있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이러한 병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던 시절이었고, 어린 나이에 잃은 딸 지젤라와 훗날 세상을 떠난 아들 루돌프를 잃은 거대한 슬픔 또한 그녀를 회복시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때때로 나름의 작은 일탈을 감행하기도 했다.

1888년, 왼쪽 어깨에 새긴 닻 문신

그중 하나가 바로 1888년 한 차례의 여행 도중 왼쪽 어깨에 작은 닻 모양 문신을 새긴 일이다.

오늘날 우리 눈에는 사소한 일로 보이고 실제로 그렇기도 하지만, 당시 그녀가 속한 환경에서 문신은 결코 흉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오히려 19세기 말 유럽 상류층과 해군 장교들 사이에서는 문신이 하나의 유행이기도 했다.

도안으로 닻을 선택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시시가 평생 각별히 사랑한 바다, 특히 그리스 인근 해역에 대한 깊은 애정 때문이었다.

사후에 밝혀진 비밀

이 작은 비밀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채, 1898년 루이지 루케니의 암살로 황후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딸 마리아 발레리아는 물론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1888년 12월 그녀가 쓴 편지가 그 증거다. 편지 속 소녀는 갓 문신을 새긴 모후를 두고 이렇게 적었다. '무척 독특하고 전혀 무섭지 않아요.'

(사진 출처: raiplay.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