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마뉴 대제의 초상화
황제의 비서가 남긴 생생한 기록
프랑크 왕국의 국왕이자 신성로마제국의 초대 황제인 샤를마뉴(742~814)는 유럽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군주 중 한 명으로 손꼽힙니다. 그런데 그의 정치적·군사적 업적만큼 흥미로운 것이 바로 그의 식탁 이야기입니다.
샤를마뉴의 개인 비서였던 아인하르트(Eginardo)는 저서 『카롤루스 대왕의 생애(Vita et gestae Caroli Magni)』에서 황제의 일상과 성격을 상세히 기록했는데, 그중에는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음식 취향에 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습니다.
식욕이 왕성했던 군주
아인하르트에 따르면 샤를마뉴는 식탐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많은 양을 먹었을 뿐 아니라, 요리에 대한 취향도 꽤 뚜렷하고 강한 편이었다고 전해집니다.
부르고뉴 장어와 허브 치즈
샤를마뉴는 평생 생선을 즐겨 찾은 미식가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진미로 손꼽히던 부르고뉴산 장어는 그가 각별히 집착하는 최애 메뉴였습니다. 생선 외에도 허브를 넣어 만든 치즈에 대한 애정 역시 남달랐다고 전해집니다.
살짝 익히거나 구운 고기
고기 역시 황제가 즐기던 음식이었습니다. 다만 무조건 좋아한 것은 아니었는데, 살짝만 익힌 고기나 불에 노릇하게 구운 로스트 스타일의 요리를 특별히 선호했습니다.
유일하게 거부한 음식, 콩류
그렇다면 샤를마뉴가 싫어한 음식도 있었을까요? 물론 있었습니다. 바로 콩을 비롯한 두류(콩류)였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조리되었든 상관없이, 식탁에 오른 콩류는 황제의 입까지 가지 못했다고 합니다.
위대한 정복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이 기록은, 천 년 이상 전 군주의 식문화를 상상해 보게 하는 재미있는 단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