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유럽의 식탁에는 오늘날과는 사뭇 다른 독특한 미식 문화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섬세한 소스(delicate sauce)'는 삶은 생선 요리에 풍미를 더하는 대표적인 양념으로, 특별한 날의 식탁을 빛내던 존재였습니다.
1390년, 영국 요리의 이정표가 된 고서
이 소스의 레시피는 영국의 고전 요리서 The Forme of Cury(쿠리의 형태)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1390년에 처음 출간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앵글로색슨권은 물론 유럽 전체 미식사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된 텍스트로 평가받습니다.
'섬세한 소스'(sobre sawse)는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축일에 즐겨 먹었으며, 무엇보다 생선 요리와 잘 어울리는 양념이었습니다.
중세 방식 그대로 따라 하는 레시피
아래 레시피는 The forme of cury — 잉글랜드 리처드 2세 궁정의 주방(구이도 토마시 출판사)에 수록된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재료 (6인 기준)
- 마른 식빵 3조각
- 건포도 3큰술
- 레드 와인 1잔(소량)
- 사프란 가루 1봉지
- 정향(클로브) 2개
- 소금과 후추 약간
-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만드는 법
-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부수어 놓은 빵과 건포도를 넣어 살짝 볶아 줍니다.
- 사프란 가루와 정향을 녹여 둔 레드 와인을 팬에 붓습니다.
- 뚜껑을 덮고 약한 불에서 재료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천천히 익힙니다.
-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면 완성입니다.
완성된 소스는 삶은 생선과 함께 곁들이면 그 풍미가 한층 살아납니다. 중세 궁정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집에서도 간단히 재현해 볼 수 있는 레시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