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상스 시대 귀족들의 수많은 연회 가운데서도 1487년 벤티볼리오(Bentivoglio) 가문과 에스테(d'Este) 가문의 혼인 연회는 역사에 길이 남을 만큼 압도적인 화려함으로 이름 높았다.
당대 작가 조반니 사바디노 델리 아리엔티(Giovanni Sabadino degli Arienti)가 남긴 상세한 기록 덕분에, 우리는 르네상스 최고의 호화로운 결혼식으로 불리는 이 행사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다.
두 명문 가문을 하나로 묶은 정략결혼
이 결혼식은 1487년 1월 29일, 추위가 매섭게 몰아치던 날 안니발레 벤티볼리오(Annibale Bentivoglio)와 루크레치아 데스테(Lucrezia d'Este)의 혼인으로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당시 이탈리아 귀족 사회에서 흔하듯, 이는 두 명문 가문 간의 관계를 한층 더 공고히 하기 위한 정략결혼이었다.
7시간 동안 22가지 코스가 쏟아진 기록적 연회
그러나 이 결혼식을 진정으로 특별하게 만든 것은 예식 자체보다 그 뒤에 이어진 연회였다. 약 7시간에 걸쳐 무려 22가지 요리가 손님들에게 차려졌으며, 연회장의 장식과 연출은 방문객들을 말문이 막힐 정도로 놀라게 만들었다.
설탕으로 빚어낸 성(城) 안쪽에서는 돼지 새끼와 토끼, 그리고 손님이 직접 잡도록 풀어놓은 새들이 뛰쳐나왔다. 여기에 겉면에 금박을 입힌 빵까지 곁들여지면서, 이 혼인 연회는 역사상 가장 황금빛 결혼식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오늘날의 눈으로 보면 지나치게 과시하고 천박해 보일 수 있는 행사지만, 당시 사람들에게 이 연회는 경이로움과 감탄을 자아내는 볼거리 그 자체였다. 부와 권력을 드러내는 것이 곧 위신이었던 르네상스 시대의 정신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이 결혼식은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