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 도자기로 만든 옛 요강
샤즈 페르세, 귀족들의 이동식 화장실
16세기부터 17세기까지 약 두 세기에 걸쳐, 오늘날의 변기가 수행하는 필수적이면서도 속된 기능을 담당했던 것은 바로 '샤즈 페르세(chaise percée)'였습니다. 작고 휴대하기 편리한 나무 상자 안에 그릇을 넣은 형태로, 뚜껑 달린 의자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편안함을 위해 좌석에는 푹신한 방석을 얹었고, 우아함을 더하기 위해서는 경우에 따라 인테리어 소품이라 불릴 만큼 사치스러운 천으로 덮개를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베르사유 궁정의 사치스러운 위생 문화
베르사유 궁전은 위생이나 청결 면에서 결코 빛나지 못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의자 하나에 대해서만큼은 아낌없이 돈을 쏟아부었습니다. 궁정에는 무려 264개의 샤즈 페르세가 갖춰져 있었고, 대부분 값비싼 재료로 제작되어 화려한 마감 처리로 치장되어 있었습니다.
궁정에는 요강 또한 함께 사용되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공들여 제작되고 미적으로도 세련미를 갖추어 갔습니다. 드레이프, 벨벳 코드, 리본, 상감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은제·금제 요강도 적잖게 존재했습니다.
귀족과 평민, 하늘과 땅 차이
물론 이처럼 화려한 위생용품은 어디까지나 귀족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평민들은 훨씬 단순하고 흔한 요강으로 만족해야만 했으며, 그 내용물은 별다른 망설임 없이 길거리에 버려졌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았음에도 계급에 따라 위생 환경은 천지차이였습니다. 베르사유의 찬란한 화려함 뒤에는 이러한 위생 문화의 격차라는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