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화려한 가발들. 가발에 부과된 세금은 이 유행했던 패션의 종말을 불러왔습니다.
가발세(假髮稅), 들어보셨나요?
역사 속 통치자들은 국고를 채우기 위해 온갖 기발한 세금을 만들어냈습니다. 그중에서도 독특한 사례가 바로 가발세입니다.
1795년, 영국의 수상 윌리엄 피트(William Pitt)는 수십 년간 남녀 모두가 정교하게 만든 인모(人工毛)를 하얗고 향기롭게 유지하는 데 사용해온 헤어 파우더(밀가루 가루)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했습니다. 당시 흰 가발 유행은 베르사유 궁정에서 시작되어 유럽 전역으로 퍼진 대표적인 상류층 패션이었습니다.
귀족들의 선택: 화려함의 포기
세금이 곧바로 지갑을 찌르면서, 귀족들은 오래 기다릴 것도 없이 그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가발 유행을 접어야 했습니다. 당시의 유행이 얼마나 성행했는지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수많은 초상화 작품들이 생생히 증명해 줍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크게 낙담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더 저렴한 대안을 찾아냈으니, 바로 헤어 왁스였습니다.
왁스, 일석이조의 발견
왁스는 아무리 고집 센 머리카락이라도 원하는 대로 고정할 수 있는 완벽한 제품이었습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죠. 머리카락이 더욱 단정하고 아름다워 보일 뿐만 아니라, 스타일을 유지하기도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한 시대의 끝, 또 다른 시대의 시작
결국 가발세는 의도치 않게 하나의 시대를 닫고 또 다른 시대를 열었습니다. 적어도 패션의 역사에서는 말입니다.
머리에 왁스를 바르는 습관은 큰 반향을 일으켰고, 잉글랜드에서 시작된 이 새로운 헤어 문화는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다른 유럽 국가들로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세금 한 번으로 거대한 패션의 흐름이 바뀐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