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속 작고 구리빛으로 반짝이는 미국의 1센트 동전, 흔히 '페니(penny)'라고 부르는 이 동전에는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대통령의 옆모습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미국 대통령 중에서 왜 하필 링컨이 페니의 주인공이 되었을까요?
링컨 초상의 시작, 1909년
링컨의 초상이 페니에 등장한 것은 1909년입니다. 이 해는 링컨 탄생 100주년에 해당하는 해로, 미국 조폐국(United States Mint)은 위대한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특별히 동전 디자인을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미국 정기 유통 화폐에 실존 인물의 초상이 처음 등장한 사례라는 사실입니다. 그 이전까지는 여신상이나 상징적 인물만이 동전에 사용되었으며, 실제 인물을 담는 것은 큰 결정이었습니다.
디자인을 만든 조각가, 빅터 데이비드 브레너
페니의 링컨 초상은 리투아니아 출신의 조각가 빅터 데이비드 브레너(Victor David Brenner)가 디자인했습니다. 그는 이전에 링컨을 주제로 한 부조 작품을 만든 경험이 있었고, 이 작품을 바탕으로 동전 디자인이 완성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우리가 보는 페니 앞면의 링컨 프로필은 그의 원작을 거의 그대로 이어받은 것입니다.
왜 하필 링컨이었을까?
링컨이 선택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통일을 지키고 노예제를 종식시킨 대통령이었으며, 통나무집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삶은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평등의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가장 작은 액면가의 동전에 가장 겸손한 출신의 대통령을 새긴다는 점도 의미 있는 조화로 받아들여졌습니다.
100년 넘게 이어진 뒷면 디자인의 변천
앞면의 링컨 초상은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뒷면 디자인은 시대에 따라 여러 차례 바뀌었습니다.
- 1909~1958년: 밀 이삭 두 줄기(통칭 '위트 센트')
- 1959~2008년: 링컨 기념관
- 2009년: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4가지 테마 디자인
- 2010년~현재: 국가의 통합을 상징하는 연방 방패(Union Shield)
$5 지폐에서도 만나는 링컨
링컨의 초상은 동전에만 있지 않습니다. 미국 5달러($5) 지폐의 정면에도 그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뒷면에는 링컨 기념관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링컨은 미국 화폐 곳곳에서 가장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인물 중 하나입니다.
결론적으로, 링컨이 페니에 새겨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 그의 업적과 상징성을 기리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이었고,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소중한 전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