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 어린이 프로그램 『캡틴 캉가루(Captain Kangaroo)』의 진행자로 사랑받은 로버트 "밥" 키션(Robert "Bob" Keeshan)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해병대로 참전해 이오지마 전투에서 싸웠다는 이야기가 오랫동안 회자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사실이 아닌 잘못된 소문(도시전설)입니다.
어떤 소문이 퍼졌을까?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 게시판과 연쇄 메일을 통해 "밥 키션은 이오지마에서 용맹하게 싸우다 부상을 입은 해병 영웅이었으며, 입원 치료 중 얻은 별명이 '캡틴 캉가루'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는 주장이 널리 퍼졌습니다. 감동적인 스토리 탓에 많은 사람들이 사실인 줄 알았지만, 공식 기록과 그의 가족 및 방송 관계자들의 증언은 모두 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군 복무 기록
밥 키션은 1927년생으로, 전쟁이 끝나가던 1945년 6월 미국 육군 예비군에 입대했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종전이 발령되면서 실전에 배치되거나 해외로 파견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애초에 이오지마 전투(1945년 2~3월)와는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전후 그는 NBC 페이지로 방송계에 들어섰고, 어린이 프로그램 『하우디 두디(Howdy Doody)』에서 클라라벨 클라운 역할로 얼굴을 알렸습니다.
'캡틴 캉가루' 이름의 진짜 유래
소문과 달리 이 이름은 병원에서 얻은 별명이 아니라, 프로그램에서 그가 입고 등장한 커다란 주머니가 달린 재킷이 캉가루의 육아낭을 연상시킨 데서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리
밥 키션은 이오지마에 참전한 해병이 아니며, 전투 부상이나 군사 서훈에 대한 이야기도 근거가 없습니다. 그의 진짜 업적은 1955년부터 1984년까지 약 30년간 『캡틴 캉가루』를 진행하며 미국 어린이 TV의 황금기를 이끈 방송인이라는 점입니다. 감동적인 허구보다 검증된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그를 기리는 올바른 방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