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신화란? 메소포타미아의 인안나와 두무지 전설

메소포타미아 신화 속 인안나와 두무지

메소포타미아 신화에는 그리스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와 놀랍도록 유사한 전설이 전해집니다. 바로 사랑과 풍요의 여신 인안나(Inanna)와 목자 두무지(Dumuzi)의 이야기입니다.

수메르 신화에 따르면, 인안나는 자신의 가축들을 돌보던 목자 두무지에게 반해 결혼에 이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두무지의 누이 게슈티난나(Geshtinanna)의 질투와 계략으로 인해 두무지는 결국 지하세계로 끌려가고 맙니다.

지하세계로 떠난 인안나의 여정

남편을 잃고 절망에 빠진 인안나는 두무지를 되살리기 위해 위험한 지하세계로 향합니다. 그녀는 지하세계의 여신 에레쉬키갈(Ereshkigal) 앞에 서서 두무지의 석방을 간절히 요구합니다. 에레쉬키갈은 단 하나의 조건을 제시합니다. 두무지를 대신하여 지하세계에 머물 자가 있다면 놓아주겠다는 것입니다. 인안나는 이 조건을 받아들입니다.

6개월씩 번갈아 지내는 운명

결국 두무지의 누이 게슈티난나가 대신 지하세계에 머물게 되었고, 인안나는 두무지와 함께 생자의 세계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붙었습니다. 두무지는 1년 중 6개월만 지상에서 생활할 수 있으며, 나머지 6개월은 지하세계에서 게슈티난나와 번갈아 지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죽음 앞에서 사랑하는 이를 되찾으려는 인안나의 헌신적인 여정은, 저승까지 아내를 쫓아간 오르페우스의 이야기와 깊이 공명합니다. 서로 다른 고대 문명이 '사랑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어떻게 노래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