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이집트는 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되지만, 사실 이집트는 제2차 세계대전에 정식으로 참전한 국가가 아닙니다. 이집트는 1945년 2월 24일, 즉 샌프란시스코 회의 개막 하루 전에야 추축국(독일·일본·이탈리아)에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 선전포고는 대체로 상징적인 성격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는 전쟁이 이미 종식 국면에 접어들어 있었고, 연합국은 곧 일본과의 태평양 전쟁에 역량을 집중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이집트는 추축국 군대와 직접 교전하기 위해 단 한 명의 병력도 파견한 적이 없습니다.
왜 전쟁이 거의 끝난 시점에 선전포고를 했을까?
이집트가 늦게 선전포고를 선택한 데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1945년 초, 연합국은 전후 국제 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회의를 준비하고 있었고, 이 회의에서 새로운 국제기구인 유엔(UN)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집트의 선전포고는 사실상 유엔 창설 회원국 자격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 조치였던 셈입니다.
전쟁 기간 이집트의 위치
흥미롭게도 이집트 영토는 전쟁 중 중요한 무대가 되었습니다.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독일 아프리카군단과 영국군이 격돌한 엘 알라메인 전투는 이집트 땅에서 벌어졌으며,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에는 영국군이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 정부는 공식적으로 중립 입장을 유지하며 직접적인 군사 개입을 피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집트의 '참전'은 명목상에 가까웠으며, 실질적인 군사적 기여보다는 전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외교적 선택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