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이자, 동시에 가장 큰 희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는 1946년 뉴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빌헬름 1세와 비스마르크 시대의 독일 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프레더릭 트럼프의 아들이었으며, 뉴욕 전역에 2만 7천 개가 넘는 건물을 지은 부동산계의 거물이었습니다.
도널드는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부동산학과로 유명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 진학하여 1968년 졸업한 뒤, 아버지가 운영하던 부동산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1971년에는 아버지로부터 회사 경영권을 물려받아 호텔, 카지노, 골프장 등을 하나둘 매입해 나갔고, 2000년에는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로 대통령 선출에 도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 대선에 출마해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미국의 제45대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은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겁니다.
필자 역시 그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세상이 끝나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과연 저런 사람이 될 리 없다고 말입니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내내 일련의 차별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이 전무할뿐더러 유치하기 짝이 없는 정책 논리만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당선됐습니다.
그 배경에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어두운 면이 얼마나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는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에게 완패를 당했습니다. 그렇기에 미국에 대한 지나친 콤플렉스와 동경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좋은 것이든 아니든, 미국의 역사가 이민의 역사이자 동시에 차별의 역사였다는 사실 또한 분명합니다.
미국 보수 진영은 전임자인 버락 후세인 오바마에게 커다란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강해야 한다', '미국은 앵글로색슨의 나라다', 'WASP(백인 앵글로색슨 개신교도)야말로 미국의 지배자다'라는 의식이 바로 그것입니다.
날로 커져가던 이러한 미국적 자의식은 더 이상 누구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을 제외한 모든 미국인은 이민자의 후손입니다.
사람은 본질적으로 보수적인 존재입니다.
새로운 이주민은 이미 토지나 지위를 확보한 사람들에게 있어 그저 걸림돌일 뿐입니다.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를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먼저 온 이민자들은 새로운 이민자들을 혐오했습니다.
영국과 스코틀랜드 출신 이민자들이 이탈리아 이민자들을 경멸했듯이, 현대의 미국인들은 멕시코 이민자들을 혐오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너무나 유치한 발상이지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문제는 트럼프에게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멕시코에게 어떻게 재원을 떠안게 할지조차 끝내 밝히지 못했습니다.
사실 멕시코 이민자 급증의 근본 원인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체결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 있습니다. 이 협정은 멕시코 경제를 뿌리째 파괴했고, 멕시코 사람들은 살길을 찾아 미국으로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오바마의 보편적 의료보험 제도 역시 평판이 좋지 않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는 ACA(환자보호 및 책임의료법), 통칭 '오바마케어'의 폐지를 선언했습니다.
트럼프는 흑인들을 향해서도 자주 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흑인이 백인을 살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해서 내세웠지만, 이는 특별히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공화당 소속 대통령 트럼프의 모습은 마치 남북전쟁 이전 남부의 지도자와 다름없었습니다.
집권 당시에는 그의 행보가 결국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는 2021년 1월까지 4년간 집권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국민은 이런 인물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일을, 국가가 존속하는 한 부끄러워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