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북전쟁(1861~1865) 당시 노예제를 유지하면서도 연방(북부)에 남기로 선택한 주는 델라웨어, 메릴랜드, 켄터키, 미주리의 네 곳이었다. 이들 주는 지리적으로 북부와 남부 사이에 위치해 있다 하여 '경계 주(Border States)'라 불렸으며, 전쟁의 향방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왜 경계 주가 그렇게 중요했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켄터키를 잃으면 전쟁 자체를 잃는 것과 같다"고 말할 정도로 이들 주의 귀속을 절반이상 중요하게 여겼다. 경계 주들은 인구와 산업 기반, 그리고 오하이오 강과 체서피크 만 같은 핵심 교통로를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개의 경계 주, 각자 다른 운명
델라웨어
노예 수가 가장 적었던 델라웨어는 큰 혼란 없이 연방에 잔류했다. 남부와의 결속감이 약해 탈퇴 논의조차 표면화되지 않았다.
메릴랜드
수도 워싱턴 D.C.를 삼면에서 둘러싼 메릴랜드는 연방의 생존 그 자체와 직결되는 땅이었다. 탈퇴 위험이 커지자 링컨 행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친남부 성향의 의회 의원들을 구속하는 강수를 두었다. 결과적으로 메릴랜드는 연방에 머물렀다.
켄터키
켄터키는 처음에 양측 모두와 거리를 두는 '중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남부군의 침공 이후 연방 쪽으로 기울었고, 남부 동맹 역시 별도의 괴뢰 정부를 세워 한동안 양대 정부가 병존하는 특수한 상황이 벌어졌다.
미주리
미주리에서는 친연방 세력과 친남부 세력 간의 충돌이 가장 격렬했다. 주 내부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정부가 들어섰고, 전쟁 내내 게릴라전이 만연한 최악의 분열 상태가 이어졌다.
경계 주가 남긴 역사적 의미
링컨이 전쟁 초기에 노예 폐지보다 연방 유지를 우선시한 배경에도 바로 이 경계 주들이 있었다. 또한 버지니아에서 분리된 웨스트버지니아가 연방에 가입한 사례처럼, 경계 주들의 귀속 여부는 단순한 영토 문제를 넘어 남북전쟁의 승패와 노예제 폐지의 시기를 결정짓는 열쇠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