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본은 언제, 누구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을까요? 알려진 가장 오래된 지구 모형은 기원전 6세기 고대 그리스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으며, 오늘날 우리가 아는 형태의 최초의 지구본은 15세기 말에 완성되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아르밀라 구(Armillary Sphere)
기원전 6세기경 그리스 철학자들은 하늘의 구조를 표현한 초기 지구 모형인 '아르밀라 구'를 만들었습니다. 이 모형은 태양, 달, 별들의 위치를 나타내는 일련의 금속 고리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당시 사람들이 우주를 이해하던 방식을 잘 보여주는 과학적 도구였습니다. 다만 이것은 천구를 나타낸 관측 기구에 가까웠고, 지표면 자체를 그린 지구본은 아니었습니다.
마르틴 베하임과 '에르다펠(Erdapfel)'
최초의 진정한 의미의 지구본은 1492년 독일의 지도 제작자 마르틴 베하임(Martin Behaim)이 제작했습니다. 이 지구본의 이름은 '에르다펠'로, 독일어로 '지구 사과'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에르다펠의 주요 특징
- 직경 약 14cm(5½인치)의 작은 크기
- 종이와 나무를 소재로 제작
-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 표시
- 아메리카 대륙(신대륙) 미포함
흥미로운 점은 에르다펠이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 도달한 바로 그해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지구본에는 신대륙이 전혀 그려져 있지 않으며, 유럽과 아시아 사이를 바다로 연결하는 당시의 세계관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현재 에르다펠은 독일 뉘른베르크의 게르만 국립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지구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아르밀라 구에서 출발해 베하임의 에르다펠에 이르기까지, 지구본은 인류가 세계를 이해하고자 했던 노력의 결정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