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은 러시아 제국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분수령이었습니다. 전쟁의 장기화와 누적된 국내 위기 속에서 러시아는 근대사상 가장 격렬한 정치적 격변기를 맞이했고, 그 결과 300년 가까운 차르 체제가 무너지고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가 탄생했습니다.
러시아 혁명: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차르 니콜라이 2세의 비인기적인 리더십과 연이은 군사적 실패는 국민들의 불만을 폭발시켰습니다. 1917년 2월부터 시작된 광범위한 정치적 불안은 2월 혁명으로 번졌고, 결국 니콜라이 2세가 퇴위하며 로마노프 왕조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후 수립된 러시아 임시정부는 전쟁 지속과 개혁 지연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블라디미르 레닌이 이끄는 볼셰비키당은 볼셰비키 혁명(10월 혁명)을 일으켜 임시정부를 무력으로 전복했습니다. 이로써 인류 역사상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건설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볼셰비키 권력의 공고화
볼셰비키의 통치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친차르파 세력, 멘셰비키 등 온건 사회주의 세력, 각지의 반볼셰비키 정부들이 맞서며 내전이 벌어졌습니다. 1922년 러시아 내전에서 볼셰비키가 최종 승리하면서 권력이 공고히 다져졌고, 같은 해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USSR), 즉 소련이 공식 출범했습니다.
레닌의 신경제정책(NEP)
내전과 전시공산주의로 피폐해진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레닌은 1921년 신경제정책(NEP)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엄격한 공산주의 원칙에서 일시적으로 물러나는 조치로, 소규모 상공업에서 사영과 시장 메커니즘을 허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주요 산업과 자원에 대한 국가 통제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요세프 스탈린의 부상
1924년 레닌이 사망하자 당내 권력 다툼이 벌어졌고, 요세프 스탈린은 정교한 정치적 술수와 조직 장악을 통해 경쟁자들을 제치고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1920년대 후반부터 스탈린은 5개년 계획을 추진해 중공업 중심의 급속한 산업화를 단행했으며, 이를 통해 소련을 세계 굴지의 강국으로 도약시키고자 했습니다.
집단화와 대숙청
스탈린은 농업 부문에서 강제 집단화를 밀어붙였습니다. 개별 농민의 토지와 가축을 집단농장으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거센 저항에 부딪혔고, 1930년대 초에는 수백만 명이 희생되는 대기근이 발생했습니다.
한편 권력 공고화를 위해 스탈린은 1930년대 중반부터 후반까지 대숙청이라 불리는 대규모 정치 탄압을 자행했습니다. 당 간부, 군 장성, 지식인,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명이 처형되거나 투옥되었습니다.
전체주의 체제의 확립
스탈린은 철저한 정치 통제, 감시망, 언론 검열, 반대파 제거를 특징으로 하는 전체주의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소련 공산당(CPSU)은 국가와 사회의 모든 영역을 장악했으며, 개인의 삶 전반이 당과 국가의 통제 아래 놓였습니다. 이러한 체제는 스탈린 사후에도 오랫동안 소련 사회의 근간으로 작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