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폭스바겐 불리(VW Bulli) 70년 컬트카의 역사, 히피 문화의 아이콘에서 전기차 ID. 버즈까지

폭스바겐(VW) 불리(Bulli)는 1950년 생산이 시작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1,300만 대 이상 판매된 대표적인 컬트카입니다. 특히 휴가철과 캠핑 시즌이면 그 인기가 되살아나며, 이제 전기차 시대를 맞아 새로운 전환점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장인의 업무용 차량, 전후 실용적인 운송 수단, 히피 모바일, 그리고 오늘날의 MPV에 이르기까지 — 수십 년간 폭스바겐 불리만큼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 온 자동차는 드뭅니다. 불리의 역사는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볼프스부르크의 폭스바겐 공장을 견학하던 네덜란드 자동차 딜러 벤 폰(Ben Pon)은 직원들이 내부 운송용으로 사용하던 즉석 팔레트 트럭에 주목했습니다. 단순한 플레이트 왜건에서 영감을 얻은 폰은 시장의 틈새를 간파했고, 곧 세계 최초의 불리가 될 스케치를 그려냈습니다.

이후 박스형 바디의 불리는 7세대에 걸쳐 진화해 왔으며, 폭스바겐에 따르면 그중 전 세계적으로 1,300만 대 이상이 판매되었습니다. T7 모델은 2021년 11월 출시될 예정입니다.

볼프스부르크에서 하노버로, 불리 생산 기지의 이전

불리는 주로 하노버에서 제작되어 왔습니다. 볼프스부르크 공장은 1950년대 중반 이미 생산 능력의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비틀(Beetle) 생산 외에 하루 80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데 그쳤지만, 실제 필요 물량은 하루 330대였습니다. 이에 폭스바겐은 운송 차량 전용 공장을 확보하기로 했고, 무려 200개 도시와 지자체가 입지 유치에 나섰습니다. 결국 약 110만㎡ 규모의 부지를 내건 주도(州都)가 계약을 따냈고, 1956년 3월 8일 첫 번째 불리가 슈퇴켄(Stöcken) 지역의 폭스바겐 공장 생산 라인을 처음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청소년 문화의 상징이 된 VW 불리

신생 연방공화국에서는 경제 호황기 동안 일꾼과 장인의 차량으로서의 실용성이 먼저 주목받았지만, 1960~70년대에는 히피들이 '꽃의 힘(Flower Power)' 정신과 함께 이 차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미국에서 불리는 이 시기 청소년 문화의 상징적인 매개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독일에서 생산된 3세대 불리인 T2(1967~1979)는 전부 미국으로 수출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불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컬트카로 여겨지며, 대형 리무진은 물론 미니 카라반, 회사 업무용 차량, 공유택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그룹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모델

불리는 경제적 성공을 넘어 그룹에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2020년 불리 탄생 70주년을 맞아 뉘르팅엔(Nürtingen) 자동차 산업연구소 소장 슈테판 라인들(Stefan Reindl)은 "미니버스 부문의 거의 모든 경쟁 차종이 적용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또한 폭스바겐에게 이 차량이 "상용차 부문에서 가장 중요한 자동차"라고 강조했습니다.

2022년부터 하노버에서 생산되는 불리의 후속 모델

E-불리(E-Bulli): 겉모습은 1966년식 T1 그대로지만, 차체 아래에는 83마력의 현대식 전기 모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2024년부터 전통적인 폭스바겐 트랜스포터는 하노버에서 더 이상 생산되지 않습니다. 대신 전기 오프로드 차량과 완전 전기 미니버스 ID. 버즈(ID.Buzz)가 조립 라인에서 롤아웃됩니다. ID. 버즈는 1960년대 레트로 감성에서도 열광적인 팬층을 찾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신모델은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이 2024년까지 e-모빌리티 분야에 약 330억 유로를 투자하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당시 폭스바겐 CEO 허버트 디스(Herbert Diess)는 불리의 후속작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보이며, ID. 버즈를 "전기 공격의 중요한 기둥"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