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모스크바 보로디노 전투 파노라마 박물관 방문기 – 나폴레옹의 1812년 러시아 원정을 눈앞에서

모스크바 보로디노 전투 파노라마 박물관 방문기 – 나폴레옹의 1812년 러시아 원정을 눈앞에서

1812년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을 한자리에서 생생하게 만나고 싶다면 모스크바 서쪽의 보로디노 전투 파노라마 박물관으로 향하면 된다. 쿠투조프스카야 역(Kutuzovskaya Metro)에서 내려 쿠투조프 대로(Kutuzovsky prospekt) 38번지, 개선문 바로 옆에 자리한 이곳은 위대한 애국전쟁 박물관과도 인접해 있어 러시아 전쟁사에 관심 있는 방문객이라면 하루에 두 곳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입장료는 250루블(약 €3.70)로 부담 없는 편이며 관람 소요 시간은 약 45분이다. 다만 필자처럼 전투의 세부 장면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피는 ‘그로그나르(grognards, 나폴레옹 근위노병)’라면 아침 일찍 방문할 것을 권한다. 이 박물관은 1812년 전쟁 박물관과 함께 모스크바에 남아 있는 나폴레옹 전쟁 전문 박물관 단 두 곳 중 하나로,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모스크바 보로디노 전투 파노라마 박물관 방문기 – 나폴레옹의 1812년 러시아 원정을 눈앞에서

박물관 단지에 들어서면 먼저 쿠투조프 장군의 동상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해외에도 그의 동상이 세워질 만큼 러시아인들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는 인물인데, 받침대의 세 면에는 1812년 전쟁의 주인공들—장군, 병사, 민병대, 그리고 전쟁에 헌신한 여성들—을 새긴 정교한 조각들이 장식되어 있다. 동상을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인 관람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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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현관 홀로, 쿠투조프와 바클레이 드 톨리를 비롯해 바그라티온, 플라토프, 라옙스키, 쿠타이소프, 우바로프, 투치코프 등 1812년 원정 당시 러시아군을 이끈 최정예 장군들의 초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마주롭스키(Mazurovsky), 노르텐(Northen) 등의 상징적 작품과,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 2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현대 화가 아베리야노프(Averyanov)의 화려한 신작까지 더해진다. 전시실에는 당대 양군의 군복과 무기 샘플을 엄선해 소개한 작지만 알찬 진열장도 훌륭하게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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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이자 이 박물관의 핵심은 프랑스 태생의 러시아 전투화가 프란츠 루보(Franz Roubaud)가 그린 보로디노 전투 파노라마다. 오데사에서 태어나 뮌헨에서 생을 마감한(1856~1928) 그는 세바스토폴 공방전(1854~1855) 파노라마의 작가이기도 하다. 이 거대한 원형 그림은 보로디노 전투 100주년을 기념해 1912년에 일반에 공개되었다. 아래 영상과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림의 압도적인 스케일에도 불구하고 세부 묘사의 수준은 놀랄 만큼 정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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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세 번째 구간인 출구 쪽에서는 전장에서 회수된 소총과 대포 등 귀중한 무기 컬렉션을 비롯해, 나폴레옹군의 러시아 철수를 그린 그림들, 그리고 러시아 기수가 어린 프랑스 드럼 연주자와 우정을 나누는 따뜻한 장면을 담은 디오라마까지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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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는 러시아어가 기본이지만 주요 패널과 설명 카르투슈(적어도 제목에는)는 영어도 병행되어 있다. 특히 이 박물관은 시설 면에서도 최신식이다. 전투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상세한 인터랙티브 정보와 QR 코드 시스템, 그리고 개방형 Wi-Fi를 갖춘 모바일 앱을 통해 가장 상징적인 작품들의 정보를 더 깊이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친절한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소박한 기념품숍에서 ‘우랄 출신 코사크’ 한 명(?)을 데려오는 것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