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3월, 막스 헤르츠(Max Herz)와 칼 티칭-히리안(Carl Tchilling-Hiryan)은 함부르크에서 로스팅 커피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두 사람의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는 바로 '커피를 우편으로 배송하는 것'이었고, 이 작은 시작이 오늘날 독일을 대표하는 거대 소매업체 치보(Tchibo)로 성장하게 됩니다.
두 상인 막스 헤르츠와 칼 티칭-히리안은 1949년 함부르크에서 티칭(Tchilling) 브랜드의 커피 원두를 우편으로 보내는 공동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티칭(Tchilling)'과 '콩(Bohne)'이 결합된 이름이 곧 '치보(Tchibo)'라는 브랜드로 탄생했습니다. 전후 복구기였던 당시 수완가 기업가들은 결합 판매 전략으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고급 커피를 행주나 손수건에 포장해 증정품으로 함께 보낸 것입니다. 이후 서독 경제 기적(Wirtschaftswunder)이 시작되면서 고객들에게 재사용 가능한 커피 캔도 제공되었습니다.
1955년, 함부르크에 첫 번째 치보 매장 문을 열다
파트너 티칭-히리안이 떠난 후에도 창업자 막스 헤르츠에게 아이디어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헤르츠는 1952년부터 혼자서 회사를 이끌며 확장을 추진했고, 1955년 함부르크 노이슈타트(Neustadt)의 카파마헤라이에(Caffamacherreihe)에 첫 번째 치보 매장을 열었습니다. 당시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피였던 '골드 모카(Gold Mocca)'가 함부르크에서 갓 포장되어 판매되었고, 고객들은 매장에서 커피를 직접 시음한 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스 헤르츠의 야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내 잉게부르크(Ingeburg)와 함께 독일 전역을 돌며 새로운 입지를 물색했고, 10년 만에 치보 매장은 400개로 늘어났습니다.
1960년대, 판매망 확대에 집중하다
자체 매장 판매만으로는 진취적인 기업가의 욕심을 채우기에 부족했습니다. 빵집과 제과점이 입점한 이른바 '신선도 창고(Frischedepot)'를 통해서도 1963년부터 치보 커피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맛볼 수 있는 프리미엄 커피의 종류도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1965년, 막스 헤르츠가 예기치 않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아들 귄터 헤르츠(Günter Herz)가 경영권을 물려받아 회사의 확장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1970년대, 일상용품으로 영역을 넓히다
1970년대에는 다시 한번 혁신이 일어났습니다. 커피와 무관한 소비재 판매가 시작된 것입니다. 법적 규제로 인해 1973년부터 치보는 커피 판매 시 무료 증정품을 제공할 수 없게 되었고, 남아 있는 재고 아이템을 매장에서 별도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치보를 상징하는 '테마 월드(Theme World)'의 시작입니다.
1971년에는 최초의 순한(mild) 커피를 시장에 선보였으며, 자체 진열대를 갖춘 슈퍼마켓으로 판매망을 확장할 계획도 세웠습니다.
세계 4위 커피 로스터로 도약하다
1984년 새로운 로스팅 공정을 도입하며 원두 생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파운드(500g) 팩 대신 400g 팩만 판매하기로 결정했다가 매출이 급락하면서 곧바로 파운드 팩 판매로 되돌아왔습니다.
커피가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치보는 커피 사업에서 큰 수익을 올렸습니다. 1997년 경쟁사 에두쇼(Eduscho)를 인수하면서 치보는 세계 4위 커피 로스터로 도약했습니다.
'매주 새로운 세상'
매주 바뀌는 치보 매장의 상품 세계는 점점 더 다채롭고 독특해졌습니다. 홈·패션 직물, 가전제품, 주방용품, 장난감, 주얼리, 전자제품은 물론이고, 때로는 파격적인 판매 캠페인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자동차와 여행 상품까지 선보이며 치보의 세계를 크게 확장했고, 심지어 녹색 전기(green electricity) 요금제도 판매했습니다. 다만 5년 후인 2015년, 회사는 이 사업 분야에서 손을 뗐습니다.
전통 필터커피부터 바리스타 에디션까지
헤르츠 가족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이 거대 소매업체는 커피 사업에서도 '시대의 흐름과 함께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핸드드립, 캡슐 머신, 전자동 머신, 에스프레소 머신(포터필터) 등 커피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추출 방식이 다양해진 만큼, 치보 역시 이러한 니즈에 맞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작은 커피 회사에서 출발한 치보는 2019년 기준 매출액 31억 2천만 유로, 전 세계 11,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거대 소매업체로 성장했습니다. 독일 내에만 약 55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2021년 기준) 치보는 진정한 함부르크의 성공 신화로 자리매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