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전쟁은 지옥이다… 3300년 전 아시리아 병사들도 겪었던 PTSD

"다리를 찾을 수 없었다" — 람보가 남긴 전쟁의 상흔

영화사에 남은 명대사를 이야기할 때면 누군가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다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영화 퍼스트 블러드에서 존 램보는 이렇게 절규합니다. "…그리고 나는 그의 다리를 찾지 못했다. 다리를 찾을 수 없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아. 그렇게 긴 7년이 흘렀다, 하루하루가…" 이것은 아마도 수많은 참전 용사들이 전장을 거치고 돌아온 뒤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순간일 것입니다.

전쟁은 지옥이다… 3300년 전 아시리아 병사들도 겪었던 PTSD

베트남전 이전에도 존재했던 고통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가 베트남 전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그 이전의 군대들은 단지 현실을 감추려 했을 뿐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양측 병사들은 모르핀 배급을 몰래 빼돌려 담배에 적셔 피우며 피와 총성으로부터 잠시나마 도피했습니다. 영국군은 '겁쟁이' 혐의로 병사를 총살했고, 미국군은 환자를 후방 병원으로 옮겨 쉬게 했으며, 독일군은 조종사들에게 각성제와 커피를 강요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는 드러나곤 했는데, 스트레스를 앓던 병사에게 패튼 장군이 손찌검을 한 일화는 특히 유명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해당 병사가 총살되거나 정신병원에 유폐되기도 했습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헤로도토스는 마라톤 전투 중 뚜렷한 이유 없이 시력을 잃은 그리스 병사 에피젤로스(Epizelus)의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전쟁은 지옥이다… 3300년 전 아시리아 병사들도 겪었던 PTSD

3,300년 된 점토판에 기록된 트라우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가장 오래된 증거는 최근 발견되었습니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교의 제이미 해커 휴즈(Jamie Hacker Hughes)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런던 퀸 메리 칼리지의 왈리드 압둘하미드(Walid Abdul-Hamid) 박사와 함께 확인한 것입니다. 임상심리학자이자 전직 영국 국방부 자문관인 이 교수는 3,300년 된 아시리아 문헌에서 이 문제의 명확한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아시리아 군제 하에서 신병들은 1년간 훈련과 공공 건설 노동을 거친 뒤 1년간 원정에 참가했고, 이후 다시 노동과 전투의 연례 주기를 반복했습니다.

점토판에는 스트레스의 뚜렷한 증상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신경 쇠약과 극심한 기분 변화, 사지의 경련, 그리고 무엇보다 끔찍한 밤의 악몽입니다. 어떤 전사들은 꿈속에서 죽은 동료들을 보았고, 맨손으로 죽였던 적들, 심지어 그들과 나눴던 대화까지 그대로 재현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아시리아인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공포를 안겨주었습니다. 끊임없는 악몽과 그로 인한 잠들기에 대한 거부감은 물론, 자신의 희생자들과의 '만남' 자체가 공포의 원천이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은 지옥이다… 3300년 전 아시리아 병사들도 겪었던 PTSD

꿈의 세계가 현실이었던 메소포타미아

수메르인과 아시리아인에게 꿈의 세계는 현실 세계만큼 진실한 곳이었습니다. 그들은 꿈에서 본 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고 믿었는데, 꿈의 세계가 '저편의 세계'(죽은 자와 지옥의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메소포타미아인들이 저편의 세계를 지하에 있는 장소로 생각했다고 알려져 왔지만, 최근의 번역본과 새로 발견된 문헌들은 다른 그림을 보여줍니다. 그들에게 지옥의 세계는 우리 세계와 나란히 존재하는 하나의 평행세계였던 것입니다. 깨어 있는 동안에는 죽은 자가 산 자와 소통할 수 없었지만, 잠든 후에는 두 세계가 하나로 합쳐졌습니다. 아시리아 전사에게 매일밤 자신이 창으로 찔러 죽였던 엘람 병사와 대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실로 공포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더욱이 두 세계가 교차하는 그 순간, 정령과 죽은 자가 육체적·정신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믿어졌습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에게 많은 질병은 잠자는 동안 정령, 악마 혹은 적과 접촉한 결과였습니다. 따라서 날마다 자신이 죽인 희생자가 말을 걸고 위협하고 온갖 방식으로 괴롭히는 상황 속에서 아시리아 전사가 느꼈을 공포를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전쟁과 함께 시작된 심리의 상처

이처럼 외상 후 스트레스는 분명 전쟁의 시작과 함께 존재해 왔으며, 때로는 심리적 공포에 문화적·종교적 원인에서 비롯된 또 다른 공포가 더해지기도 했습니다.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윌리엄 테컴시 셔먼(William Tecumseh Sherman) 장군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쟁은 지옥이다."

지상에 실제로 지옥을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을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입니다.


『짙은 푸른 세계(In a Dark Blue World)』의 저자 조슈아 베드위어(Joshua BedwyR)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