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히스파니아 선거, ante diem IV Idus Novembris MMDCCLXXII A.U.C. — 로마식으로 다시 본 현대 선거전

위계질서가 엄격하고 조직적인 로마 사회에서 공직에의 접근은 규제를 받았지만, 동시에 상당히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민주적이었을 뿐입니다. 후보가 되려면 충분한 재산이 필요했고, 투표권은 로마 시민권을 가진 자유 남성에게만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여성은 여러 차례 역사의 주인공이 될 기회를 놓쳤습니다. 대부분의 공직은 1년 임기의 무급 직위였으며, 권력 독점을 막기 위해 두 명이 함께 맡는 경우도 많았습니다(이러한 이원화가 때로는 의사 결정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급여가 없었기에 선거 운동 자금을 대고 임기 중 모든 비용까지 자기 주머니로 충당할 수 있는 부유한 가문 출신만이 후보가 될 수 있었습니다. 더구나 유권자의 호의를 얻으려면 공공 사업은 물론 극장, 전차 경주, 검투사 경기 같은 오락에 직접 돈을 써야 했으니 부담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을 불쌍히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이는 오늘날 공공 서비스라 부를 만한 큰 영광이었고, 일부에게는 '코끼리 무덤'이라 불리는 원로원의 종신직으로 향하는 미래에 대한 투자였습니다. 정치에서는 안에 있는 사람은 떠나고 싶지 않고, 밖에 있는 사람은 모두 들어오고 싶어하는 법입니다.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거친 여러 공직의 경력을 cursus honorum(명예의 길, 정치 경력)이라 불렀습니다.

히스파니아 선거, ante diem IV Idus Novembris MMDCCLXXII A.U.C. — 로마식으로 다시 본 현대 선거전

'후보자'를 뜻하는 단어의 어원은 라틴어 candidatus로, '흰 옷을 입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공직에 도전하는 자는 정직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흰 튜닉을 입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삶과 언어의 아이러리라고 할까요, 오늘날 언론 1면을 장식하는 수많은 부패 정치인들 역시 한때는 '흰 옷의 사람'이었습니다. 선거가 공고되고 후보가 공개되면 선거 운동이 시작되고, 표를 얻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됩니다. 오늘날 후보들은 지지자들이 조건 없이 박수를 보내도록 열정적으로 연설하고, 도시 거리를 걸으며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좌우로 뺨에 키스하고 포옹하는 일을 좋아하지만, 정작 '약속은 하되 이행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은 잊곤 합니다. 그리고 로마의 정치인들도 정확히 같은 행보를 보였습니다. 로마 선거에서 특히 중요했던 인물은 nomenclator(명칭자)였습니다. 오늘날에는 단순한 '이름 목록' 정도로 남았지만, 고대 로마에서는 후보와 함께 거리를 다니며 유권자의 이름을 후보의 귀에 살며시 속삭여 주던 노예를 이렇게 불렀습니다. 후보가 유권자의 이름을 부르면 그의 가족, 직업, 심지어 소가 몇 마리인지까지 파악해야 했으니, 이 모든 데이터를 기억하려면 코끼리 같은 기억력이 필요했습니다. 현대와의 유사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도 '포스터'가 있었습니다. 지지자들과 행사에 고용된 사람들이 거리를 돌며 후보의 뛰어남을 알리는 낙서(그래피티)를 남길 최고의 '벽면'을 찾아다녔고, 상대의 추문을 폭로하는 데도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물론, 영원한 부패. 표 매수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지만, 특정 후보에게 표를 주려면 돈과 각종 이권이 오갔습니다.

선거 절차를 살펴봤으니, 이제 11월 10일 히스파니아 선거에 출마할 후보와 정당을 상상해 고대 로마로 시간 여행을 떠나 보겠습니다. 이를 위해 트위터에서 Cierva de Sertorio가 공개한 훌륭한 스레드를 활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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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쿠스 형제가 이끄는 Unita Possumus(하나가 되어 우리는 할 수 있다). 차별 없이 중성적인 이름을 지었습니다. 이들은 프롤레타리아트와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들의 어머니 코넬리아는 당대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습니다. 모든 사회 계층과 페레그리니(외지인)에게 열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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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카이오 옥타비오 투리노는 Magis Patria(더 큰 조국)를 대표합니다. 올해 정치적 위기의 산물로 탄생한 세력입니다. 대중 정당의 베테랑들을 두루 받아들이며, 많은 이들이 이들을 레스 푸블리카의 미래로 여깁니다. 유니타 포수무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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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ularis Factio (ad) Orbem Excipiendum(PSOE), 줄여서 PFOE(세상을 구할 평민파)는 애매한 세력입니다. 인기는 있지만 그다지 '평민적'이지 않은데, 카이사르가 권력을 잡으면 절대 놓지 않고 자신만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국민에게 사랑받는, 가장 대표성 있는 정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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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E가 애매하다면 Cives(시민)는 한층 더합니다. 폼페이우스는 카이사르의 평민파도, 술라의 옵티마테스도 싫어하지 않습니다. 이익에 따라 민첩하게 움직이는 평민들을 대표하며, 지도자의 선거 운동과 공적 덕분에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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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토와 그의 전통주의는 Pro Populo(PP)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최적화'된 이들은 모스 마이오룸(조상의 관습, 보수주의)을 확고히 옹호하며 대중의 진보적 시도에 맞서고, 외지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들의 모토는 '지브롤터는 파괴되어야 한다(Gibraltar Delenda Es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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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술라와 Vox가 있습니다. 가장 '최적화된' 세력입니다. 이들은 평민 쓰레기들로부터 공화국을 구하고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왔습니다(필요하다면 금지령과 함께). 로마 독수리를 앞세워 선거 운동을 벌이며, 동방에서는 로마인을 공격하는 미트리다테스의 위협에 시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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