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플랜태저네츠(The Plantagenets)』에서 발췌한 항목
노팅엄 성이라 하면 누구나 로빈 후드와 노팅엄 보안관의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오늘날까지도 독자들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허구이지요.
그러나 로빈 후드 전설이 생겨난 지 약 200년 뒤, 바로 그 노팅엄 성에서 전설의 궁수 모험에도 부끄럽지 않은 ‘실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한 장면이라 해도 믿기 어려울 만큼 극적인 이야기였습니다.
1327년 잉글랜드의 왕좌에는 에드워드 2세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정무를 총애하던 근신들—피어스 개버스턴(Piers Gaveston)과 휴 드 스펜서(Hugh Despenser)—에게 내맡긴 유약한 군주였습니다. 결국 왕비 프랑스의 이사벨라(Isabella of France)와 그녀의 연인 로저 모티머(Roger Mortimer)가 반란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반란 세력은 에드워드 2세를 폐위시키고, 이사벨라의 아들인 10대 소년 에드워드 3세를 옹립했습니다. 에드워드 2세는 기이한 상황 속에서 요절했고, 모티머는 새 임금과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귀족들을 조직적으로 제거하면서 토지와 권력을 축적해 갔습니다.
하지만 에드워드 3세는 자라나 할아버지 ‘롱셩크스(Longshanks)’ 에드워드 1세—영화 『브레이브하트』의 빌런—의 명성에 걸맞은 후계자임을 입증했습니다. 1330년, 두 가지 사건이 겹치며 결정적 국면이 열렸습니다. 에드워드 3세의 친우들이 모티머 모살 음모 혐의로 노팅엄으로 소환된 데다, 왕비 이사벨라가 연인 사이에서 얻은 자식 때문에 에드워드 3세의 왕위 계승권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것입니다.
소년 왕은 마침내 움직이기로 결심합니다. 1330년 10월 19일을 전후해 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모티머는 노팅엄 성의 견고한 방어만 있으면 어떤 공격으로도 안전하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에드워드 3세의 편에 선 성 파수꾼 윌리엄 엘런드(William Eland), 요새의 비밀 통로를 그 누구보다 잘 아는 남자였습니다.
엘런드는 왕이 신뢰하는 윌리엄 몬터규(William Montagu)가 이끄는 귀족 일행에게, 성 밖에서 왕비의 거처로 이어지는 비밀 터널의 존재를 알려 줍니다.
엘런드 본인은 통로 출입을 관리하는 임무를 맡았고, 몬터규가 이끄는 일행은 그 터널을 통해 모티머를 기습해 제거하는 작전을 실행했습니다.
체포된 모티머는 의회에서 재판을 받아 반역죄와 에드워드 2세 살해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처형되었습니다.
이렇게 아마도 플랜태저넷 왕조 최고의 군주로 꼽히는 왕의 통치가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그 이야기는 또 다른 페이지에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