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공화국의 관직은 서열이 명확하게 나뉘어 있었습니다. 오늘날의 관료제처럼 체계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었는데, 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최상위: 독재관 (Dictator)
- 1위: 집정관 (Consul)
- 2위: 프라이토르 (Praetor, 법무관)
- 3위: 아에딜리스 (Aedile)
- 4위: 호민관 (Tribunus Plebis)
- 5위: 콰이스토르 (Quaestor, 재무관)
그렇다면 각 관직이 어떤 역할을 담당했는지 하나씩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프라이토르 (Praetor, 법무관)
프라이토르는 흔히 '법무관'으로 번역되지만, 실제 권한은 대부분 군사적인 성격을 지녔으며 군사 지휘권인 '임페리움(Imperium)'을 보유했습니다.
공화정이 출범한 초기에는 단 한 명만 존재했지만, 내전이 격화된 기원전 1세기에는 8명으로 늘었고, 결국 16명까지 증원되었습니다.
한 가지 설에 따르면, 프라이토르는 집정관 제도가 생기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직책이라고 합니다. 본래 군사 업무를 담당하던 이들이 집정관의 부재 시 내정을 대신 처리하게 되면서 점차 법률 업무까지 맡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로마가 정복 활동을 통해 속주를 늘려가면서 프라이토르의 수도 함께 증가했고, 각 속주마다 프라이토르가 파견되어 통치를 맡았습니다.
수도 로마에서는 집정관이 부재할 때 평민회를 소집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등, 입법 과정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아에딜리스 (Aedile)
아에딜리스는 다른 관직에 비해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직책입니다. '조영관'이라고 번역되기도 하는데, 고대 로마 용어의 표기 문제는 언제나 골치 아픈 숙제이기도 합니다.
아에딜리스는 말 그대로 '관리'를 뜻하는 어원을 가진 직책으로, 공공 건물과 국가 축제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특히 아에딜리스는 처음부터 귀족 2명과 평민 2명씩 선출되었던, 로마에서 유일하게 귀족과 평민이 균형을 이룬 관직이었습니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사회 각 분야에서 조정자 역할을 수행했다고 여겨집니다.
그 밖에도 물가 조절과 검투사 경기 운영 등의 업무가 포함되어 있어, 로마 행정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직책이었습니다.
여기에 로마 시내의 치안 유지도 담당했습니다. 사실상 최고 경찰력을 보유하고 동시에 도로 관리 업무까지 겸임했으니, 그 업무 범위가 얼마나 방대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콰이스토르 (Quaestor, 재무관)
콰이스토르는 흔히 '재무관'으로 번역되지만, 업무의 성격을 고려하면 '회계검사원'이라는 번역이 더 정확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초기에는 단 2명에 불과했지만, 공화정 말기에는 무려 40명까지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재정 업무뿐만 아니라 재판 업무도 함께 수행한 것으로 보입니다.
본래 콰이스토르는 집정관을 보좌하는 역할이었습니다. 도시의 정무뿐 아니라 전쟁 시에도 집정관을 따라가 보좌해야 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정원이 계속 늘어난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콰이스토르는 로마 정치 입문의 관문이기도 했습니다. 훗날 집정관에 오른 인물들 대부분이 콰이스토르를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콰이스토르에 당선되는 것은 곧 정치 경력의 승진 코스를 밟는 것과 같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켄소르 (Censor, 감찰관)
켄소르의 가장 핵심적인 업무는 바로 인구 조사였습니다. 국가가 내정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필수적인 작업이었죠.
물론 단순히 인구 수만 조사한 것은 아닙니다. 각 가구의 재산과 재정 상태까지 꼼꼼히 조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허위 신고를 적발하면 상대가 귀족이든 평민이든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지녔습니다. 현대로 치면 국세청과 같은 역할이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이 직책을 '감찰관'보다는 '재무장관'으로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켄소르의 권한은 적당한 수준이었지만, 그 기능 면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재무부에 해당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믿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