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슬픈 기적을 울리며 달린다: 국가 원수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장례 열차

열차와 장례식은 생각보다 많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철도는 탄생 초기부터 시신 운송에 활용되었고, 바퀴 굴리는 소리는 수많은 세계 지도자들의 마지막 여정에도 함께했습니다.

최초의 장례 열차

최초의 장례 열차는 1854년 11월 13일 영국에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런던 네크로폴리스 역에서 브룩우드 묘지까지 고인과 조문객들을 실어 나랐습니다. 이 노선을 운영한 런던 네크로폴리스 앤 내셔널 모솔륨 컴퍼니는 살아 있는 승객과 고인 모두를 위해 지갑 사정에 맞춘 여러 등급의 객차를 제공했습니다. 열차는 1900년까지 매일 운행되었습니다.

이후 수요에 따라 운행 횟수가 줄어들었고, 회사는 1941년 4월 16일 출발역이 폭격으로 파괴되면서 문을 닫았습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호주, 핀란드, 독일에서도 비슷한 노선이 운영되었습니다. 철도회사의 국유화와 점점 엄격해진 위생 규제로 이러한 장례 방식은 인기를 잃어갔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철도는 계속해서 국가 원수와 정치인들의 유해를 운송했으며, 그중에는 세계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들도 있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마지막 길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제16대 대통령입니다. 1861년 대통령으로 선출되었고, 재임 중 남북전쟁이 발발했습니다. 1865년 노예제를 폐지하면서 수많은 적을 만들었는데, 그중 한 명이 배우 존 윌크스 부스였습니다. 부스는 같은 해 4월 14일 워싱턴의 포드 극장에서 링컨을 총으로 쏘아 암살했습니다.

슬픈 기적을 울리며 달린다: 국가 원수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장례 열차

애도하는 인파 속 링컨의 장례 행렬

암살당한 대통령의 시신은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 살았던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로 운구되었습니다. 기관차 '올드 내슈빌'이 끄는 '링컨 특별 열차(Lincoln Special)'는 2,500km(1,600마일)를 주행하며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뉴욕, 클리블랜드, 시카고 등지에 정차했습니다. 각 정차역마다 관이 공개 전시되어 미국 국민들이 살해된 지도자와 작별할 수 있었습니다. 열차에는 1861년 11살의 나이로 장티푸스로 세상을 떠난 대통령 아들의 시신도 함께 실렸습니다.

혹한 속을 달린 레닌의 열차

미국에서 장례 열차가 달린 지 5년 후, 지구 반대편 볼가 강변의 도시 심비르스크(오늘날 울리야노프스크)에서 태어난 한 인물 역시 마지막 여정을 철도로 마무리했습니다. 10월 혁명과 소련 러시아의 지도자이자 공산주의의 핵심 이론가인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은 1924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식적인 사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며, 관련 문서는 러시아 사회정치사 기록보관소가 2024년에야 기밀 해제할 예정이라고 전해집니다.

슬픈 기적을 울리며 달린다: 국가 원수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장례 열차

레닌의 장례 열차

볼셰비키 지도자의 시신은 서리가 내려앉은 선로를 따라 모스크바 교외의 고르키 마을에서 수도 중심부까지 짧은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노조 궁전의 원주 홀에 안치되었고, 3일 후 붉은 광장의 영묘로 옮겨졌습니다.

크렘린에서는 거의 즉시 권력 다툼이 시작되었습니다. 미하일 칼리닌, 그리고리 지노비예프(12년 후 그의 위장 재판과 처형은 소련 대숙청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요시프 스탈린이 장례식에서 연선했습니다. 레닌의 뒤를 잇는 자리에서 스탈린의 최대 정적 레온 트로츠키가 불참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혹독한 추위에도 불구하고 수십만 러시아인들이 소련 건국의 아버지와 작별하기 위해 거리로 나왔습니다.

수천 개의 모닥불이 밝힌 피우수츠키의 길

유제프 피우수츠키는 의사를 몹시 싫어했습니다. 건강이 악화되었음에도 검진을 계속 미루었고, 1934년 독립 기념일 행사 중 쓰러졌을 때에야 원수(元帥)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은 몇 달 뒤,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시점에야 내려졌습니다.

빈에서 모셔 온 카렐 벤켄바흐 교수의 진단은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습니다. 간암이었습니다. 전 국가원수는 1935년 5월 12일 세상을 떠났고, 전국에 국민 애도가 선포되었습니다. 바르샤바에서의 행사가 끝난 뒤 관은 크라쿠프로 운구되어 바벨 성의 성 레오나르드 지하 묘실에 안치될 예정이었습니다.

슬픈 기적을 울리며 달린다: 국가 원수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장례 열차

유제프 피우수츠키의 사망 이후 전국에 국민 애도가 선포되었습니다.

Os24 증기 기관차는 천천히 남쪽으로 출발했습니다. 기관차는 11량의 객차를 끌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관이 얹힌 포차(砲車)를 실은 평판 차량이었습니다. 당시 키엘체 신문(Gazeta Kielecka)은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 기다리던 열차가 다가옵니다. 구령이 내려집니다. 군인들이 총을 세워 경례하고, 인파는 머리를 숙입니다. 국기 색으로 장식된 증기 기관차가 앞머리에 큰 군단 독수리 문장을 펼친 채 천천히 승강장으로 들어섭니다. [...]. 열차 중앙에는 탐조등에 밝게 비춰진 개방형 평판이 있고, 모든 시선이 그곳으로 향합니다. 포차 위에는 흰 수의에 덮인 관이 놓여 있으며, 그 안에는 가장 빛나는 공화국의 제1기사가 잠들어 있습니다. 관 위에는 소총과 마치우프카 모자, 그리고 원수의 지휘봉이 얹혀 있습니다.

사람들은 열차가 지나는 거의 전 구간에 걸쳐 모닥불을 피워 그의 마지막 길을 밝혔습니다.

작전명 "희망(HOPE NOT)" — 처칠의 마지막 열차

2002년 BBC 여론조사에서 윈스턴 처칠은 역대 가장 위대한 영국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을 이끈 총리이자 문학 노벨상 수상자는 1965년 1월 24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틀 후 그를 위한 국장(國葬)이 거행되었는데, 이는 영국에서 지금까지 마지막으로 치러진 국장입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명에 따라 처칠의 유해는 웨스트민스터 궁전에 3일간 안치되었습니다. 1월 30일 세인트 폴 대성당에서 장례 예배가 끝난 후, 유해는 MV 하벤고어(MV Havengore)호에 실려 템즈 강을 따라 워털루 역으로 운구되었습니다. 그곳에서 그를 기리는 이름을 딴 SR 배틀 오브 브리튼급 21C151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호 기관차가 끄는 열차로 옮겨졌습니다.

슬픈 기적을 울리며 달린다: 국가 원수들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한 장례 열차

처칠의 유해를 실은 열차

연결된 5량 객차에는 관 외에도 유족과 고인의 친구들이 탑승할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약 100km에 달하는 여정은 반즈, 트위커넘, 버지니아 워터, 애스콧, 워킹엄, 리딩을 지났습니다. 노선을 따라 조문객들은 지나가는 열차 앞에 모자를 벗었고, 지난 전쟁의 참전 용사들은 군복 차림 그대로 경례하며 작별을 고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처칠 작별식의 모든 세부 사항은 이미 1953년에 확정되어 있었습니다. 코드명은 '작전명 희망 없음(Operation HOPE NOT)'이었습니다.

에어포스 원을 닮은 열차 — 조지 H.W. 부시

국가 규모의 철도 장례식은 비교적 최근에도 열렸습니다. 조지 H.W. 부시는 미국 제41대 대통령입니다. 1989년부터 1993년까지 단 한 번의 임기를 보냈지만, 그의 재임 기간은 역사적으로 매우 격동의 시기와 겹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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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의 도색을 본떠 칠해진 유니언 퍼시픽 EMD SD70ACe '조지 부시 4141'호 기관차

그 시절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소련은 해체되었으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전쟁이 발발했고, 그의 행정부는 중동 분쟁에도 개입했습니다. 그의 뒤를 빌 클린턴이 이었고, 부시는 이후 25년간 정치 은퇴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2018년 11월 30일 94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에 기차를 무척 사랑했던 대통령이었기에, 이 교통수단으로 마지막 안식처에 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열차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의 색상으로 도색된 유니언 퍼시픽 EMD SD70ACe '조지 부시 4141(George Bush 4141)'호 기관차가 끌었습니다. 노선은 휴스턴 교외에서 텍사스주 칼리지 스테이션에 있는 조지 H.W. 부시 대통령 도서관·박물관까지 약 160km로, 그가 안장된 곳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