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은 왜 '독일 우선' 전략을 채택했을까?

'유럽 우선'이 아닌 '독일 우선' 전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실제로 채택된 공식 명칭은 '유럽 우선(Europe First)'이 아니었다. 이후 저술물에서 때때로 잘못 불리기도 했지만, 실제 사용된 용어는 '독일 우선(Germany First)'이다. 1943년 1월 카사블랑카 회담에서 언급된 이 전략은 태평양 전역의 일본 제국과 본격적으로 교전하기 전에, 먼저 독일을 격파하는 데 연합군의 병력과 자원을 집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거대 동맹의 조율 과제

1941년 6월 독일의 기습적인 소련 침공 이후, 소련·영국·미국·자유 프랑스 등 여러 서방 동맹국으로 구성된 연합국의 '거대 동맹(Grand Alliance)'은 추축국(독일, 이탈리아, 일본)을 물리치기 위해 집단적 자원을 어떻게 조율하고 활용할지라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했다.

연합국이 '독일 우선' 전략을 채택한 주요 배경

1. 전략적 중요성

독일은 연합국, 특히 영국과 소련의 생존과 안보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되는 가장 시급한 적으로 간주되었다. 독일을 격파하면 추축 동맹 전체가 즉각 붕괴할 가능성이 높았지만, 일본은 계속해서 전쟁을 지속할 수 있었다.

2. 군사 역량

독일은 강력한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대규모이면서도 잘 조직된 군대를 보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독일을 격파하려면 연합국은 유럽 전역에 군사력을 동원하고 집중해야 했다.

3. 전역 접근성

유럽 전역은 아시아·태평양 전역보다 연합국에게 접근하기 훨씬 수월했다. 광활한 태평양을 건너는 것보다 대서양을 가로질러 병력, 장비, 보급품을 수송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했다.

4. 정치적 고려 사항

독일의 침략과 점령을 직접 경험한 유럽 연합국들 사이에는 강한 연대감이 존재했다. 유럽 해방은 도덕적·정치적으로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로 여겨졌다.

5. 여론

미국과 영국 양국의 여론 모두 독일을 먼저 격파하는 것을 지지했다. 특히 미국 국민들은 독일을 자신들의 안보와 생활 방식에 대한 최우선 위협으로 인식했다.

6. 소련의 압박

동부 전선에서 독일군의 공격을 직접 감당하며 최전선에 선 소련은 서방 동맹국들에게 유럽에 제2전선을 개설해 소련군에 가해지는 압박을 덜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했다.

7. 산업 역량

루르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독일의 산업 핵심부는 전쟁 물자 생산에 결정적으로 중요했다. 독일 산업 시설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통해 연합국은 독일의 전쟁 수행 능력을 효과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었다.

8. 일본의 저항 능력

일본은 결코 만만치 않은 강적이었지만, 그 군사 역량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다. 독일을 먼저 격파하면 이후 일본과 맞서기 위한 더욱 유리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

전략의 성공

초기에는 일본의 전력이 다소 과소평가되기도 했지만, 연합국의 '독일 우선' 전략은 결국 성공을 거두었다. 1945년 독일을 격파함으로써 연합국은 추축국의 핵심 세력을 제거했고, 이는 곧 일본의 항복과 전쟁의 종식으로 이어지는 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