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제3차 발칸전쟁은 어떻게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는가?

우리는 통상 20세기를 '두 번의 세계대전'의 시대로 기억한다. 그러나 일부 역사학자들은 이 통념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들에 따르면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별개의 전쟁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인류가 겪은 것은 단 한 번의 거대한 세계 전쟁일 뿐이라는 것이다.

'제2차 30년 전쟁' 이론

이 관점은 흔히 '제2차 30년 전쟁(Second Thirty Years' War)' 이론으로 불린다. 즉, 1914년부터 1945년까지의 기간을 하나의 연속된 대전쟁으로 보고, 그 사이 1918년부터 1939년까지를 '휴전기', 다시 말해 긴 숨 고르기의 시간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윈스턴 처칠 역시 저서에서 유럽의 비극이 두 개의 전쟁이 아니라 하나의 전쟁이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하나의 전쟁으로 보는 근거

이러한 해석에는 몇 가지 설득력 있는 논거가 있다.

  • 미완결의 평화: 1919년 베르사유 조약은 진정한 화해가 아니라 패전국 독일에 대한 굴욕과 배상만을 강요한 문서였다. 프랑스 원수 포슈는 "이것은 평화가 아니라 20년간의 휴전"이라고 경고했는데, 실제로 예언은 적중했다.
  • 동일한 갈등 구조: 독일의 유럽 패권 시도, 열강 간 세력 재편, 동유럽과 발칸의 권력 공백이라는 핵심 쟁점은 1918년에 해소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심화되었다.
  • 연속된 참전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소련(구 러시아), 일본 등 양차 대전에 모두 참여한 국가들이 중심 축을 이루었다.

발칸반도에서 시작된 도화선

주목할 점은 이 거대한 전쟁의 시작점이 발칸반도였다는 사실이다. 1914년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 황위 계승자가 암살당한 사건은 당시 사람들에게 '제3차 발칸전쟁'으로 여겨졌으나, 열강들의 동맹 체계가 순차적으로 발동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유럽 전역의 전쟁으로 확대되었다. 그리고 20년 후, 미처 치유되지 못한 상처가 다시 발칸과 폴란드에서 폭발하며 전쟁의 후반전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이 해석은 학계 전체의 정설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관점은 두 차례의 전쟁을 분리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볼 때, 왜 그토록 잔혹한 전쟁이 같은 세기에 두 번 반복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통찰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