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수류탄을 물고 달려간 영웅 개 '갠더', 캐나다 왕립소총병들을 구한 마지막 희생

역사 속 전쟁에는 동료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수많은 주인공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개였습니다. 캐나다 왕립소총연대(Royal Rifles of Canada) 대원들이 누구보다 확신을 갖고 '인류 최고의 친구'라고 불렀던 이름, 바로 뉴펀들랜드종 군견 갠더(Gander)입니다.

수류탄을 물고 달려간 영웅 개  갠더 , 캐나다 왕립소총병들을 구한 마지막 희생

'팔'에서 '갠더'까지

팔(Pal)은 전우(戰友)라는 이름을 얻기 전 이 개의 원래 이름이었습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섬의 도시 갠더에 사는 한 가정에서 반려동물로 자란 팔은 뉴펀들랜드견 특유의 왕성한 성장 덕분에 어느새 몸무게가 거의 70kg에 달하는 우람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놀이 도중 아이를 긁어 다치게 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주인들은 더 이상 그를 키울 여유를 잃었고, 급하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야 했습니다.

마침 당시 갠더 공항은 왕립소총연대의 기지였습니다. 연대는 이 힘세고 온순한 개를 마스코트로 삼기로 결정했고, 도시의 이름을 따 '갠더'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병사들의 훈련과 갠더의 장난기 어린 활동으로 가득했던 나날들은 1941년 10월, 연대와 마스코트가 일본군의 공격으로부터 홍콩 섬을 방어하라는 명령을 받으며 막을 내렸습니다.

평온했던 나날의 끝, 홍콩 섬의 함몰

그러나 홍콩 섬의 평화는 짧았습니다. 일본군의 상륙은 집중적인 폭격과 함께 시작되었고, 해안에서 벌어진 전투는 곧 치열한 백병전으로 번졌습니다. 갠더는 그 전장에서 단순한 관상용 마스코트가 아니라 또 한 명의 전사처럼 함께 싸웠습니다.

수류탄을 문 채 달려간 마지막 순간

1941년 12월 19일, 왕립소총연대 제1대대는 적에게 포위되어 고립되었고, 캐나다 병사들은 일본군의 맹렬한 공세 앞에 제대로 대응하기조차 어려운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습니다. 바로 그때, 수류탄 하나가 부상자들이 모여 있는 곳 바로 옆에 떨어졌습니다. 갠더는 망설임 없이 그 수류탄을 입에 문 채 적진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갠더의 희생은 동료 병사들의 생명을 구해냈습니다.

수류탄을 물고 달려간 영웅 개  갠더 , 캐나다 왕립소총병들을 구한 마지막 희생

전설이 된 개, 디킨 메달의 영예

단 18일 만에 홍콩 섬은 함락되었지만, 갠더의 이야기는 포로수용소에 갇힌 캐나다 병사들 사이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널리 퍼져나갔습니다. 갠더는 이렇게 한 명의 전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 10월 27일, 갠더는 사후(死後) 디킨 메달(Dickin Medal)을 추서받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디킨 메달은 영국 동물복지 단체 PDSA가 전쟁에서 뛰어난 공헌을 한 동물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동물계의 빅토리아 십자장'이라 불릴 만큼 권위 있는 상입니다.

1941년 12월 홍콩 섬 라이문(Lye Mun) 전투에서 캐나다 병사들의 생명을 구한 공로로. 세 차례에 걸쳐 적과 정면으로 맞선 것으로 기록된 캐나다 왕립소총연대의 마스코트 '갠더'는 […] 마지막 순간의 용맹함으로 수류탄을 물고 숨졌다. '갠더'의 활약이 없었다면 수많은 목숨이 잃혔을 것이다.

갠더는 지금까지도 캐나다를 대표하는 전쟁 영웅 동물로 기억되고 있으며, 고향인 뉴펀들랜드에는 그를 기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후손들에게 그의 희생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