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DNA가 밝힌 충격적 진실, 최초의 유럽인은 14,500년 전 급격한 기후 변화 속에서 사라졌다

유전학은 한동안 인류의 과거를 조사하는 지식과 연구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 왔으며, 오늘날 이 분야는 현장 발굴 못지않게 고인류학 연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기후학이라는 또 다른 학문이 결합되면, 조상에 대해 밝혀진 사실들을 통해 최초의 유럽인이 어떤 기원을 지녔는지 훨씬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최초의 유럽인은 사실 지금의 유럽인과 직접 연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갈 무렵, 당시 유럽에 거주하던 인구는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후 이들을 대신해 현재 우리에게 이어지는 새로운 인구가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유럽 대륙 여러 지역에서 수집된 화석 유적에 대한 최신 DNA 분석이 밝혀낸 결과로, 급격한 기후 변화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합니다. 기존 정착민들이 급변하는 환경 조건에 적절히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튀빙겐 대학교(독일)의 고고학자이자 박사과정 연구원인 Cosimo Posth는 해당 대학 전문가 30여 명과 공동으로 학술지 Current Anthropology(현대 인류학)에 게재된 논문의 저자입니다. 연구팀은 모계로만 전달되는 미토콘드리아 DNA 샘플에서 발견된 돌연변이 분석에 집중했습니다. 분석 대상은 이베리아 반도부터 러시아 대초원까지 유럽 전역에서 출토된 해골 55구였으며, 그 시기는 약 35,000년 전부터 7,000년 전까지에 해당합니다.

DNA가 밝힌 충격적 진실, 최초의 유럽인은 14,500년 전 급격한 기후 변화 속에서 사라졌다

유럽의 유전적 유산이 얼마나 복잡한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초의 현생 인류는 약 70,000년~40,000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이동하던 중 네안데르탈인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농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약 1만 년 전 중동의 농경민들이 서쪽으로 확산하며 원주민 수렵채집인들을 점차 대체했습니다. 5,000년 전에는 우크라이나 지역의 유목민들이 유럽에 도착해 또 한 번 유전자 풀에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이 긴 시간 내내 유럽의 빙하는 거대한 장벽 역할을 해왔습니다.

한때 '크로마뇽인'이라 불렸던 최초의 현생 인류는 상당한 유전적 다양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단일 계보로 이어졌다고 여겨져 왔지만, Posth의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소빙기는 일종의 자연적 반멸종 무기로 작용해 인구 대부분이 사라졌고, 살아남은 소수는 대륙 곳곳으로 흩어져 아마도 기후적으로 덜 극단적인 지역에서 도착한 다른 인간 집단과 섞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3년 유전학자들은 먼 공통 조상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집단, 즉 대규모 하플로그룹을 확인했습니다. 하플로그룹이란 함께 전달되는 염색체 특정 구간의 대립유전자 조합, 즉 하플로타입들이 모인 대규모 그룹을 의미합니다. Posth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본질적으로 아프리카를 제외한 세계 모든 현생인류는 M 또는 N이라는 두 개의 슈퍼 하플로그룹에 속합니다." 오늘날 유럽계 인구는 모두 미토콘드리아 일배체형 N을 지니고 있으며, M의 하위 유형은 아시아와 호주 전역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연구팀은 고대 인구 집단에서 하플로그룹 M을 확인했습니다. 이들은 14,500년 전까지 유럽에서 만연했지만, 신비롭게도 갑작스럽게 사라졌습니다. 이 일배체형은 오늘날 유럽에서는 더 이상 발견되지 않지만, M 일배체형을 지닌 현존 인구들과는 50,000년 전 공통 조상을 공유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Posth는 유럽인과 아시아인이 약 55,000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전 세계로 빠르게 퍼진 단일 인류 집단의 후손일 가능성을 강조합니다. 급격한 기후 변화가 결정타였고, M 하플로그룹에 속한 작은 개체군은 서식지에서 생존하지 못한 채 N 아형을 지닌 새로운 개체군에게 자리를 내주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결국 빙하가 몰아치는 혹한 속에서 소규모 집단들은 기후적으로 덜 가혹한 특정 지역, 즉 이베리아 반도, 이탈리아, 발칸 반도로 추정되는 피난처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툰드라가 숲으로 바뀌고 매머드와 검치호가 멸종하는 등 격변하는 환경은 이미 지칠대로 지친 인간들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이었습니다. 그 결과 하플로그룹 M의 사람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더 잘 적응한 N 일배체형의 사람들은 따뜻해진 유럽 전역으로 다시 확산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