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의 종교는 서로 다른 기원을 지닌 다양한 신앙과 관습이 한데 융합된 복합적이고 정교한 체계였습니다. 각 지역은 저마다 고유한 창조 신화와 그에 귀속된 신들을 숭배했지만, 흥미롭게도 모든 지역에서 세계(보다 정확히는 이집트)가 놀랄 만큼 유사한 방식으로 탄생했다고 믿었습니다.
이러한 창조 신화들이 공유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세계가 누(Nu)라 불리는 원초의 혼돈 물에서 솟아올랐다는 믿음이며,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벤벤(Benben)이라 불리는 피라미드 형태의 봉분이라는 설입니다.
바로 이 최초의 언덕 위에서 라(Ra) 또는 케프리(Khepri) 신으로 의인화된 태양이 탄생했습니다.
이집트의 네 주요 도시인 헤르모폴리스, 헬리오폴리스, 멤피스, 테베는 각기 다른 신을 숭배하는 도시였습니다. 헬리오폴리스(현재 카이로 북동부 교외 지역인 아인 샴스)에서 숭배된 신은 바로 벤벤 언덕 위에서 스스로를 탄생시킨 창조신 아툼(Atum)이었습니다.
실제로 피라미드 문헌에서는 아툼 자체를 언덕이라 칭하며, 그가 거주했던 곳이 작은 피라미드였다고 전합니다. 이 작은 신성한 돌은 헬리오폴리스에 있는 라의 태양신전에 보관되어 있었으며, 오벨리스크와 피라미드의 원형이 된 것으로 여겨집니다. 피라미드 꼭대기에 얹히는 돌 피라미디온은 벤벤석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형태가 원초의 벤벤에서 파생되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원본 돌은 실제 크기를 알 수 없는 채 역사의 어느 시점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원래 원뿔형 또는 둥근 형태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그 모양은 건축적 필요에 따라 진화하여 사각 밑면을 지닌 작은 피라미드가 되었고, 떠오르는 태양의 첫 광선이 닿는 자리를 상징하기 위해 금으로 덮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벤벤석은 단순한 상징물을 넘어 더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창조와 재생을 상징하는 베누새(Benu)의 신화와도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새는 왜가리의 머리를 가진 인간의 모습으로, 벤벤 돌 위에 앉아 있는 형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베누새는 라(Ra) 신전의 신성한 나무를 태우는 불꽃에서 스스로를 창조했으며,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능력까지 지녔습니다. 훗날 그리스인들은 이 새를 피닉스, 즉 불사조라고 부르게 됩니다.
피라미드 문헌(600행, § 1652)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남아 있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최초의 벤벤석이 운석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또 다른 학자들은 오벨리스크를 화석화된 햇빛으로, 태양으로 향하는 계단인 피라미드를 아툼 및 태양 숭배와의 관계를 상징하는 방식으로 해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