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아발론(Avalon): 사과의 섬, 켈트 신화 속 이상향

아발론(Avalon)이라는 이름은 '아발로스(aballos)', 곧 사과—당대에 가장 뛰어난 과일로 꼽히던—를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실제로 중세 문헌에서는 아발론을 '사과의 섬(Insula Pomorum)'이라 불렀으며, 사계절 내내 결실을 맺는 사과나무가 가득한 낙원으로 묘사됩니다.

켈트 지명과 다른 세계의 축복받은 섬

아발론은 켈트족의 고대 지명으로, 오늘날에도 프랑스 욘(Yonne) 주의 도시 아발롱(Avallon)이라는 이름 속에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한편 켈트 섬 전통에서 아발론은 다른 세계(Otherworld)에 속한 '축복받은 섬들(Blessed Isles)' 중 하나로 자리 잡습니다.

캄란 전투에서 치명상을 입은 아서 왕은 바로 이 섬으로 옮겨져, 이복누이인 요정 모르간(Morgane)의 손길로 상처를 치료합니다. 그리고 브리튼 사람들을 색슨족의 지배라는 멍에에서 해방시켜야 할 운명의 순간이 올 때까지 그곳에서 기다린다고 전해집니다.

호박의 섬과의 혼동

로마의 박물학자 대(大)플리니우스가 『박물지(Naturalis Historia)』 4권 95절에 남긴 기록은, 이 신화적인 섬이 호박(앰버)이 산출된다고 알려진 반(半)전설적인 섬과 혼동되었음을 시사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호박이 초자연적인 기원을 지닌 물질이라고 믿었으며, 여기에 각종 마법적 효능이 깃들어 있다고 여겼습니다.

글래스턴베리 수도원과의 결합

12세기 말, 글래스턴베리 수도원(Glastonbury Abbey)에서 비문으로 확인되었다는 아서 왕의 무덤이 발굴되었다고 주장되면서, 아발론 섬은 인위적으로 이 수도원과 동일시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문은 수도원의 명성과 재정에 큰 활력을 불러일으켰고, 이후 아서 왕 전설과 글래스턴베리는 하나의 서사로 얽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