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서 아르테미스(Artemis)는 사냥과 달을 관장하는 여신입니다. 태양의 신 아폴론과 짝을 이루는 존재로, 로마 신화에서는 디아나(Diana)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베르사유의 디아나”
- 노루를 거느린 사냥 중의 아르테미스상. 아테네의 조각가 레오카레스(기원전 4세기)에게 귀속되는 그리스 청동 원작의 로마 제정기(1~2세기) 모작.
퍼블릭 도메인
아르테미스는 최고신 제우스와 레토의 딸이며, 아폴론의 쌍둥이 자매입니다(호메로스 찬가에서는 단순히 자매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남매 신은 수많은 특징을 공유하며 신화 속에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경계에 자리한 신
아르테미스는 세계의 북쪽 끝에 있다 전해지는 히페르보레이오이의 땅을 주된 거처로 삼고(핀다로스, 제3올림피아 찬가 26절) 그곳에서 야생 자연과 짐승들의 주인으로 군림합니다. “모든 산은 나의 것이라” 그녀는 키레네 출신 시인 칼리마코스의 찬가에서 선언합니다. 또한 그녀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황무지와 미개간지인 아그로이(agroi)를 누비며 돌아다닙니다.
프랑스의 고전학자 장피에르 베르낭(Jean-Pierre Vernant)이 지적했듯이, 아르테미스는 “바닷가, 즉 육지와 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해안 지역”에도 자리를 두고 있습니다. 문명의 세계와 야만의 세계 사이 경계선 위에 언제나 위치하는 이 사냥의 여신은, 인간과 짐승의 어린이들이 성인의 문턱에 이르기까지의 통과 의례를 주관하는 쿠로트로포스(kourotrophós, 젊은이의 보호자)이기도 합니다(디오도로스, V, 73).

- 사냥하는 디아나, 오귀스트 르누아르(1867)
- 본 이미지에 묘사된 작품과 그 복제물은 전 세계적으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키클롭스가 헌사한 활과 화살로 무장한(칼리마코스, 찬가 III) 아르테미스는 형제 아폴론이 뱀 피톤과 싸울 때와 기간토마키아(거인족과의 전쟁)에서 그를 도왔습니다. 트로이 전쟁에서는 트로이 진영에 서서 싸웠으며, 형제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화살로 니오베의 자식들을 몰살시켰습니다. 코로니스와 티튀오스에 대한 복수 역시 아폴론을 도와 함께 이루어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녀는 여성들에게 갑작스러운 죽음을 내리고, 남성의 죽음은 아폴론이 맡습니다. 『일리아스』에서 헤라는 그녀를 “여인들에게는 암사자”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아폴론과 마찬가지로 그녀에게도 파이안(pean, 찬가)이 불려졌습니다.
황금 활의 사냥꾼
숲을 누비는 방랑자이자 반항적이고 긍지 높은 야성의 화신, 아르테미스는 무엇보다도 야생의 세계에 속한 여신입니다. 디오니소스를 제외한 다른 신들과 달리, 그녀는 늘 한 무리의 야생 동물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이 때문에 ‘인도자’라는 뜻의 헤게모네(Hêgêmónê)라는 별칭을 갖습니다. 그녀는 또한 님프들(칼리마코스에 따르면 암니오스산의 20명의 님프)과 젊은 필멸자들로 이루어진 무리의 우두머리로서, 그들을 이끌고 숲속을 가로질러 다닙니다. 『일리아스』는 그녀를 “시골의 아르테미스(...), 짐승들의 여주인”(XXI, 470)이라 부릅니다.
‘떠들썩한 이’라는 별칭 켈라디네(Keladeinế)로도 불리는 그녀는 자신의 무리를 목소리로 재촉하며 몰고 갑니다. 아르테미스는 야생 동물의 동반자이자 동시에 사냥꾼이라는 이중적인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노루는 바로 이러한 양가성을 잘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노루는 그녀의 가장 사랑하는 동료로서 수많은 작품에서 곁에 묘사되지만, 동시에 아르테미스는 자신의 화살로 사슴과 노루를 추격하는 자이기도 합니다.
호메로스는 이 활의 여신을 크리셀라카토스(khrysêlakatos), 즉 “황금 활을 지닌 자”라 부릅니다. 흥미롭게도 호메로스에서 활은 비오스(bios, 활)로 지칭되는데, 이는 ‘생명’을 뜻하는 비오스(bios)와 철자가 거의 같습니다. 이런 연유로 ‘빛나는 자’로도 불리는 아르테미스는 밤길에 길을 잃은 자, 낯선 이, 도망치는 노예들을 인도하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라틴어권에서 그녀는 트리비아(Trivia), 즉 “인생의 갈림길에서 길을 밝혀주는 자”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 목욕하는 디아나, 프랑수아 부셰(1742)
- 본 이미지에 묘사된 작품과 그 복제물은 전 세계적으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모호성을 지닌 여신
아테나와 헤스티아처럼 아르테미스는 ‘처녀’ 여신입니다. 19세기까지 신화비평가들은 그녀를 단순히 ‘순결한’ 존재로 오해했으나, 장피에르 베르낭이 그녀의 이름에 붙은 수식어들을 면밀히 분석하면서 그 의미가 새롭게 조명되었습니다. 아르테미스는 파르테노스(parthenos), 즉 불을 돌보는 처녀이며, 플루타르코스가 전하듯 남성과의 어떠한 성적 결합도 거부하는 존재입니다.
그녀는 자신을 유혹하려 드는 남자들을 가차 없이 응징했습니다. “슬픈 혼인이었으니, 오토스와 오리온이 구한 혼인이었으니”(칼리마코스, 3, 264-265). 목욕하던 아르테미스를 우연히 훔쳐본 악타이온은 사슴으로 변한 뒤 자신의 사냥개들에게 찢겨 살을 당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무리에 속한 처녀들의 정조까지 감시했습니다. 리카온의 딸 칼리스토가 제우스와 관계를 맺었다 하여 화살로 쏘아버린 것입니다. 참고로 제우스는 아르테미스의 모습으로 변신했기 때문에 칼리스토를 유혹할 수 있었는데, 이 대목은 아르테미스와 칼리스토 사이의 관계가 지닌 모호함을 드러내는 요소로 평가됩니다.
별칭, 상징물, 성역
상징물: 활, 초승달
가장 사랑하는 동물: 노루(사슴)
주요 성역: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아르카디아의 스팀팔로스 호수, 올비아 성역(프랑스 예르), 스파르타의 아르테미스 오르티아 성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