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셔 교수의 안도 선언
워싱턴에서 피셔 교수는 다소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여러 은행가들을 앞에 두고 그는 이렇게 선언했다.
"안전한 자산들에는 인플레이션이 없다. 적어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말이다."
그러나 이와 무관하게, 어디에서든 다음 날 시장을 지원하겠다는 발표가 잇달아 나오고 있었다.
검은 목요일, 공황의 시작
10월 24일 목요일, 이른바 '검은 목요일(Black Thursday)'이 미국 번영의 종소리를 울렸다. 월스트리트를 완전히 공포가 지배한 것이다. 단 하루 동안 무려 12,894,650주가 거래되었다!
개장 첫 시간에 누가 그토록 방대한 물량의 주식을 매도에 내놓았는지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소액 주문들이 우연히 한꺼번에 몰린 것인지, 아니면 대형 투기꾼들의 계획된 개입이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분명한 사실 하나는, 가격이 기괴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전 11시, 한때 질서 있던 시장은 혼돈과 무질서의 아수라장으로 변해 있었다.
전국으로 번진 패닉
공황은 급속히 전국으로 번져나갔다. 곳곳에서 사람들은 폭락하는 시세를 지켜보기 위해 주식 시세 표시기(티커) 앞과 증권사 지점에 운집했다. 티커가 가리키는 것은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의 기록적인 폭락이었다.
불확실성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오직 팔기만을 생각했다. 문제는, '자신들의' 주식 대부분을 실제로는 20~30%만 소유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매도 주문서를 작성하기도 전에 이미 가격은 폭락해 있었다. 티커에 표시되는 시세는 현실보다 늦게 도착했고, 대중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주식을 내던지고 있었다.
옥상의 노동자, 그리고 오해받은 군중
브로드 스트리트 밖에서는 분노에 찬 소문들이 끊임없이 들려왔다. 증권거래소 앞에는 군중이 몰려들었고, 경찰은 그곳을 보호하기 위해 진을 쳤다.
그때 군중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했다. 고층 빌딩 중 하나의 옥상에서 유지보수 작업을 하러 올라온 노동자 한 명이 보였던 것이다. 군중은 그가 절망한 투자자라고 확신했고, 그가 허공으로 몸을 던지기를 숨죽이며 기다렸다...
결국 오후 12시 30분, 월스트리트의 일반인 관람석은 폐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