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른호르스트(Scharnhorst)와 그나이제나우(Gneisenau)는 동형 함선 두 척으로, 포켓전함들과 마찬가지로 함종 분류를 놓고 논란을 낳았습니다. 일부는 이를 순양전함으로 보았고, 또 다른 일부는 전함으로 분류했습니다. 방어력은 고전적 의미의 전함 수준이었지만, 32노트에 달하는 고속 항해 능력은 순양전함의 정의에 더 잘 부합했습니다. 반면 주포는 당시의 전함들보다 열세였는데, 그라프 슈페(Graf Spee)와 마찬가지로 280mm 주포 9문을 탑재했기 때문입니다.
부포는 포켓전함과 동일한 150mm 함포였지만, 110mm 대공포 14문을 갖춘 대공 화력은 한층 강력했습니다. 경대공 무기에 관해서는 독일이 연합국보다 앞서 초기 단계부터 보포스(Bofors) 기관포(40mm가 아닌 37mm 구경)와 20mm 중기관총을 채택한 것은 매우 현명한 판단이었습니다.
계획된 고속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이전 그라프 슈페급이 사용한 디젤 엔진 대신 증기 터빈이 채용되었습니다. 최대 결점은 짧은 항속거리였으나, 이조차 연합군 호송선단 항로에서 성공적인 통상파괴 작전을 펼치는 데 큰 장애가 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함교 구조 설계의 미흡함과 고압 보일러 계통의 잦은 고장 문제는 끝내 해소되지 못한 숙제로 남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속력은 연합 해군에 상당한 위협이 되었으며, 주포 화력만으로는 전함과 정면 교전하기 어려웠지만 여전히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강적이었습니다.
샤른호르스트는 포켓전함들을 닮아 곧은 선수와 캡이 없는 굴뚝 탓에 다소 음침하고 투박한 인상의 실루엣을 지녔습니다. 그러나 건조 과정에서 클리퍼형 선수와 굴뚝 캡을 받은 그나이제나우에 가깝도록, 생존한 포켓전함들과 함께 이후 개장 작업을 거쳤습니다.
포켓전함은 물론이고 샤른호르스트와 그나이제나우조차 외국의 전함들과 대등하다고 내세울 수 없었기에, 독일은 어떤 나라의 주력함에도 뒤지지 않는 함선을 확보하고자 비스마르크(Bismarck)와 자매함 티르피츠(Tirpitz)를 건조하는 진지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나이제나우(Gneisenau) 주요 제원
- 배수량: 표준 31,800톤 / 만재 38,900톤
- 전장: 235m
- 선폭: 30.48m
- 평균 흘수: 8.23m
- 추진: 증기 터빈 3축, 160,000마력
- 최고 속력: 32노트
- 방어력: 측면 장갑 127~330mm, 갑판 장갑 50~108mm, 포탑 장갑 248~370mm
- 무장: 280mm 주포 9문, 150mm 부포 12문, 110mm 대공포 14문, 37mm 대공포 16문
- 어뢰: 533mm 어뢰발사관 6문
- 항공 운용: 함재기 4기, 캐터펄트 2기
- 진수: 1936년 12월 8일, 킬(Kiel) 도이체 베르케(Deutsche Werke) 조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