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르노 FT-17 경전차: 현대 전차의 원형을 만든 1차 대전의 혁명

르노 FT-17(Renault FT-17)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가 운용한 가장 유명한 전차입니다. 약 3,800대(최소 3,177대)가 생산되었으며, 360도 회전식 포탑을 최초로 채택해 전투 전차의 기본 개념을 확립함으로써 전 세계 무기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남겼습니다. 이 전차는 프랑스군에서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초기까지 현역으로 복무했으며, 그 후에도 독일 국방군이 점령지 경비와 훈련 임무 등에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개발 배경

1916년 슈나이더(Schneider)와 생샤몽(Saint-Chamond) 중전차가 실전에 투입되면서, 항공 정비관이자 '프랑스 기갑전차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스티엔(Estienne) 대령은 경장갑 차량의 필요성을 강력히 건의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르노 FT-17 궤도 장갑차였습니다.

FT-17은 혁명적인 전차였습니다. 최초로 360도 회전 포탑을 장착했으며, 이러한 포탑 방식은 이후 오늘날까지 대부분의 전차에 적용되는 고전적 설계가 되었습니다. 연구는 1916년 5월에 시작되었고, 시제품은 1917년 7월 초에 완성되었습니다. 초기에는 둥근 주조 포탑이 장착되었고, 이후 리벳으로 조립된 팔각형 포탑, 그리고 다시 베를리에(Berliet)라 불리는 원형 리벳 포탑으로 발전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라이선스 생산으로 950대가 제작되었으며, 대부분은 전쟁이 끝난 후에 완성되었습니다.

'FT'라는 이름의 의미

많은 사람들이 FT를 '저상(Faible Tonnage)', '소형(Faible Taille)', '참호 통과(Franchisseur de Tranchées)' 등의 의미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단순한 이유 때문입니다. 당시 르노사의 생산 관리용 연대기 코드였던 것입니다. 이전 모델이 FS였고, 다음 모델은 FU였습니다. 참고로 FU는 FT-17을 수송하기 위한 트럭이었습니다.

승무원과 조작 방식

1930년대 전차들과 비교하면 매우 소박했던 이 전차는 승무원 2명, 즉 전차장/포수와 조종수가 운용했습니다. 전차장은 조종수 뒤에 서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내부 통신 장치가 없었고 조종석과 포탑 사이에 격벽도 없었기 때문에, 전차장은 방향 전환 시 조종수의 등을 무릎으로 밀어 신호를 보내고, 출발이나 정지 시에는 헬멧을 두드려 명령을 전달하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서스펜션이 극도로 딱딱하거나 사실상 없다는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참호를 통과할 때 조종수는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섬세하게 조작하지 않으면 전차가 급격히 앞으로 처져 척추 부상을 입을 위험이 있었습니다. 또한 차체가 좁고 무게중심이 상당히 높아, 험로 주행 시 옆으로 넘어질 위험도 컸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실전 기록

FT-17은 1918년 5월 31일부터 제1차 세계대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며(미군도 함께 운용), 전쟁 전체를 통틀어 가장 잘 설계된 전차로 평가받았습니다. 경제적이고 대량생산에 적합했다는 점이 큰 강점이었습니다.

전후에는 핀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유고슬라비아, 체코슬로바키아, 스위스, 스페인, 벨기에, 네덜란드, 브라질, 중화민국, 일본, 이란 등 수많은 국가로 수출되었습니다. 따라서 기갑부대를 보유한 대부분의 국가가 FT-17을 주력 전차로 사용했습니다. 러시아 내전, 폴란드-소비에트 전쟁, 중국 내전, 스페인 내전 등 이후 여러 분쟁에도 참전했습니다. 이탈리아는 거의 동일한 사양의 피아트 3000(FIAT 3000)을 자체 생산하기도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프랑스와 폴란드 등에서 사용되었지만, 이미 완전히 구식이 된 상태였습니다. 1939년 9월 1일 기준으로 프랑스군에는 여전히 2,850대가 남아 있었으며, 1940년 휴전 당시 독일 국방군은 1,704대를 확보했습니다.

주요 파생형

  • 핫키스 기관총형: 8mm 핫키스 Mle 1914 기관총(4,800발 탑재) 장착 — 생산량의 약 5분의 3
  • 37mm 포탑형: 단포신 37mm 퓌토(Puteaux) SA-18 포 장착 — 생산량의 약 3분의 1. 1918~1919년 사이 제작되었으며 FT-18이라고도 불렸고, 수출 시에도 이 이름으로 판매됨
  • TSF 지휘전차: 무전기를 장착하고 무장을 제거한 지휘용 차량, 승무원 3명, 최소 188대 생산
  • MAC31 기관총 개수형: 7.5mm 라이벨 샤텔로(MAC31) 기관총으로 교체 — 1931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1,580대 개수
  • M1917 6톤 전차: 미국이 라이선스 생산한 형식으로, 미 해병대와 캐나다에서 사용
  • 피아트 3000: 이탈리아가 1920년대에 운용한 자국산 카피

주요 제원

일반 특성

  • 승무원: 2명 (전차장/포수, 조종수)
  • 전장: 4.95m
  • 전폭: 1.73m
  • 전고: 2.13m
  • 전투 중량: 6.7톤

장갑 및 무장

  • 장갑: 6~22mm
  • 주무장: 37mm SA18 포

기동성

  • 엔진: 르노 4.48L 직렬 4기통 가솔린, 35마력
  • 도로 최고 속도: 시속 8km
  • 마력 대비 중량비: 5마력/톤
  • 항속 거리: 35km
  • 연료 소모: 100km당 30L

생산 및 성능 세부 사항

  • 생산 기간: 1917~1918년
  • 1918년 11월 11일 기준 발주 현황: 르노 1,850대, 베를리에 800대, 소뮈아 600대, 들라네-벨빌 280대 — 추정 총 3,694대
  • 포탑 회전: 360도
  • 포 신양각: +35도 ~ -20도
  • 궤도 폭: 0.34m
  • 지상고: 0.43m
  • 수직 장애물 통과: 0.60m
  • 등판 능력: 10도
  • 도하 능력: 0.70m
  • 참호 통과 폭: 1.3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