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베르타(Grosse Bertha)란?
그로세 베르타(Grosse Bertha)는 제1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이 사용한 초대형 육상 포병의 프랑스식 명칭입니다. 흔히 1918년 파리를 포격한 장거리포(파리포)를 '빅 베르타'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잘못된 통칭입니다.
개발 역사
감마-게레트(Gamma-Gerät)에서 M 42로
1908년 독일 참모본부는 에센 소재 크루프(Krupp) 군수공장에 철근 콘크리트 3미터와 프랑스 요새의 니켈강 포탑을 관통할 수 있는 포병 개발을 의뢰했습니다. 설계는 라우젠베르거(Rausenberger) 교수가, 탄도 계산은 베커(Becker) 대위가 맡았습니다.
다양한 포탄 시험 결과, 144kg의 폭약을 탑재한 1,150kg 포탄이 탄도 성능과 관통력 사이의 최적 타협안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에 상응하는 포신인 '감마-게레트(감마 장치)'는 철도 수송만 가능해 기동성이 제한되고 취약점이 컸습니다.
이를 개량해 더 가볍고(그래도 70톤) 기동 가능한 곡사포인 M 42가 개발되었습니다. 크루프 가문의 전통에 따라 기계에 가문 구성원의 이름을 붙이던 관례에 따라, M 42는 상속녀 베르타 크루프(Bertha Krupp)를 기려 '디케 베르타(Dicke Bertha, 뚱보 베르타/빅 베르타)'로 명명되었습니다. 포병들은 이를 '플라이시게 베르타(Fleissige Bertha, 부지런한 베르타)'라 불렀습니다.
실전 배치 및 활약
초기 전과: 리에주, 안트베르펜, 나뮈르
빅 베르타는 1914년 8월 12일 리에주 포위전 때 처음 실전에 투입되었습니다. 8월 15일까지 롱생 요새를 포함한 리에주 주변 13개 요새가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이후 안트베르펜, 모브즈, 나뮈르, 이프르 요새와 도나우 강의 러시아 방어선도 빅 베르타 앞에 무너졌습니다.
한계: 베르됭과 마농빌레르
그러나 베르됭과 마농빌레르의 현대화된 요새들은 두꺼운 콘크리트층으로 보강되어 빅 베르타의 포격을 견뎌냈습니다. 요새에 입힌 피해는 연합군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지만, 빅 베르타의 명성은 1918년 파리를 포격한 장거리포(독일명 페른게슈츠FernGeschütz 또는 파리저 카노넨Pariser Kanonen)와 혼동되면서 과장된 면이 있습니다. 이 파리포는 순양함 에르자츠 프레야(Ersatz Freya)용으로 제작되었다가 중단된 대구경 포신을 라우젠베르거가 개조한 것입니다.
종전과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시 연합군 수중 낙찰을 막기 위해 빅 베르타들은 자폭 처리되었습니다. 메펜 사격장에 배속된 1문만 살아남아 약간 개수 후 재조립되었습니다.
'그로세 질다(Große Gilda, 위대한 질다)'로 개명된 이 포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다시 등장했습니다. 1940년 5월 마지노선 쇠넨부르크 요새 공격에 투입되었으나 큰 전과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1942년 세바스토폴 포위전, 1944년 바르샤바 봉기 진압에도 사용되었으나, 당시 독일은 이미 더 강력한 카를(Karl) 포와 구스타프(Gustav) 포를 개발한 상태였습니다.
제원 (M 42 / 빅 베르타)
- 정식 명칭: M 42
- 별명: 디케 베르타(Dicke Bertha, 빅 베르타), 플라이시게 베르타(Fleissige Bertha, 부지런한 베르타)
- 종류: 중박격포(Heavy Mortar/Howitzer)
- 구경: 420mm
- 최대 사거리: 12.5km
- 전체 중량: 70톤
- 포탄 중량: 800kg
- 초속: 400m/s
파리를 포격한 포: 페른게슈츠(Ferngeschütz, 파리포)
소문과 달리 이 포는 빅 베르타가 아니었습니다.
1918년 3월 23일 오전 7시 15분, 파리 시민들은 하늘에 비행기 한 대 보이지 않는데 15분 간격으로 폭발음을 듣는 기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물리적 피해보다 심리적 충격이 컸습니다. 종전 직전 연합군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독일군은 이 거대한 무기를 독일로 회수해 폐기·용해 처리했습니다.
파리포(페른게슈츠) 제원
- 포신 길이: 34m (처짐 방지를 위한 포신 지지 장치 장착)
- 구경: 210~240mm (65발 발사 후 마모로 구경 확대)
- 최대 사거리: 108km (일부 자료 130km)
- 포탄 중량: 103kg
- 장약량: 145kg
- 최대 장약 시 초속: 1,600m/s
- 최고 고도(아포지): 38.6km
- 비행 시간: 176초
코리올리 힘에 의한 탄도 편차
물리학자 코리올리(Gaspard-Gustave de Coriolis, 1792~1843)의 연구 이래, 북반구에서는 포탄이 오른쪽으로, 남반구에서는 왼쪽으로 편향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정리는 푸코(Foucault, 1819~1868)의 유명한 진자 실험을 고무했습니다.
파리포의 편차 규모를 추정하기 위해, 포를 북극점에 두고 그리니치 자오선 방향으로 발사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중력가속도 g=10N/kg, 초속 V₀=1,600m/s로 진공 상태(공기 저항 없이)에서의 이론적 최대 사거리 L₀ = 2H₀ = 256km, 비행 시간 t₀ = 160√2 ≈ 226초(실제 176초와 차이)가 나옵니다.
코리올리 공식을 적용하면 편차 D(t)는 다음과 같이 단순화됩니다:
D(t₀) = -Ωt₀ × V₂ × t₀ = -Ωt₀ × L₀
이는 지구 자전에 의한 각도(호) × 반지름으로, 지구가 발사 시간 동안 자전한 각거리와 같습니다. 수치 대입 시 약 4.2km의 편차가 발생하나, 실제로는 회전하는 포탄에 작용하는 공기역학적 힘(마그누스 효과 등)이 개입되어 계산이 더 복잡해지며, 이것이 당시 포대 지휘관을 혼란에 빠뜨린 원인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