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유틀란트 해전 1916: 쉐어의 역습, 덫이 뒤집히다

유틀란트 1916: 덫을 향한 출항

일부 자료에 따르면, 영국 왕립해군은 출처를 밝히지 않은 정보원을 통해 독일 순양함 전대의 지휘관 프란츠 히퍼(Franz Hipper) 제독이 5월 30일 킬(Kiel) 방향으로 출항했다는 소식을 입수하게 됩니다. 영국 측은 이번 작전 역시 지난 몇 달간 반복해 왔던 것처럼 잉글랜드 동부 연안 도시들에 대한 포격을 노린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도거 뱅크 해전에서 거둔 두 차례의 승리에 고무되어 있던 존 젤리코(Sir John Jellicoe) 제독에게 이 정보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습니다. 그는 독일 함대를 유인해 일말타착을 노리는 결정적인 함대 결전을 벌일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덫은 거꾸로 작동하다

그러나 덫에 걸릴 것은 오히려 왕립해군 쪽이었습니다. 독일 함대 사령관 라인하르트 쉐어(Reinhard Scheer) 제독은 영국이 교전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간파하고 있었고, 히퍼의 전대가 출항한 지 몇 시간 뒤 자신의 전함 전대를 이끌고 뒤따라 나섰습니다.

이 두 번째 부대는 20척이 넘는 전함과 순양함, 그리고 수십 척의 구축함과 어뢰정으로 구성된 강력한 병력이었습니다. 즉, 히퍼의 순양함 전대는 미끼였고, 그 뒤에 숨어 있는 것은 독일 대함대의 주력이었던 셈입니다.

영국 함대의 대응

젤리코 제독은 독일 함대에 맞서 두 개의 부대를 출격시켰습니다. 하나는 로시스(Rosyth)에서 출항한 데이비드 비티(David Beatty) 제독 휘하의 순양함 제1·2전대와 제5전함전대였으며, 다른 하나는 스카파 플로(Scapa Flow)에서 출항한 젤리코 본인이 직접 지휘하는 그랜드 플리트(Grand Fleet, 대함대)였습니다.

제5전함전대에는 말라야(Malaya), 바럼(Barham), 발리언트(Valiant), 워스파이트(Warspite) 등 4척의 강력한 초노급 전함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전함들은 원래 포술 훈련을 위해 비티의 지휘 아래 일시 배속되어 있던 부대였지만, 결과적으로 유틀란트 해전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의 한복판에 뛰어들게 됩니다.

결전의 무대, 북해

이렇게 양측의 거대 함대가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며 북해로 향하면서, 1916년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유틀란트 반도 인근 해역에서 벌어질 세계 최대 규모의 함대 결전, 유틀란트 해전의 막이 오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