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퀸 메리호의 폭발 – 유틀란트 해전, 영국 순양전함의 비극

순양전함들의 비극이 시작되다

1916년 5월 31일 북해에서 벌어진 유틀란트 해전은 제1차 세계대전 최대의 해상 교전이었다. 영국 대함대의 순양전함 부대를 지휘하던 데이비드 비티(David Beatty) 제독은 독일 공해 함대의 프란츠 폰 히퍼(Franz von Hipper) 제독이 이끄는 정찰 함대와 마주하게 되는데, 여기서 영국군은 뜻밖의 참패를 겪게 된다.

라이온호의 이탈과 인데파티가블호의 폭발

독일 함대가 북쪽으로 기동하자, 불과 몇 분 만에 비티 제독의 기함 HMS 라이온호(Lion)가 집중 포화에 몰렸다. 여러 발의 포탄을 맞은 라이온호는 불길에 휩싸인 채 전열에서 이탈해 남쪽으로 후퇴했다. 독일 함대의 사격은 매우 정확했다. 라이온호가 빠져나간 직후, 폰 데어 탄(Von der Tann)호가 쏜 포탄들이 HMS 인데파티가블호(Indefatigable)에 연달아 명중했다.

오후 4시 30분, 인데파티가블호는 파편과 화염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기둥과 함께 폭발했다. 연기가 걷힌 뒤에는 배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그 뒤를 따르던 티거호(Tiger)와 뉴질랜드호(New Zealand)는 같은 운명을 피하기 위해 급히 남쪽으로 침로를 바꿨고, 그 결과 곧 퀸 메리호(Queen Mary)와 독일 함대와의 접촉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고립된 퀸 메리호의 최후

퀸 메리호는 이제 완전히 고립되었다. 격렬한 전투의 소용돌이 속에서 티거호와 뉴질랜드호가 남쪽으로 방향을 튼 것을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다. 홀로 남겨진 퀸 메리호 앞에는 사실상 무사히 전열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 함대가 버티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데르플링거(Derfflinger)호의 11인치 함포에서 발사된 세 발의 포탄이 퀸 메리호에 명중했다.

조종 능력을 잃은 퀸 메리호는 독일 함대의 전열을 가로지르다 끝내 폭발하고 말았다. 시각은 오후 4시 25분. 비티는 단 두 척의 순양전함을 잃었고, 라이온호는 불과 75분 만에 불타는 잔해로 전락했다.

제5전대의 개입과 전황의 반전

바로 이 순간, 제5전대가 전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19,000야드 거리에서 독일 함대를 향해 일제 사격을 개시했다. 이 거리는 독일 함포의 사정거리를 크게 벗어난 것이었고, 독일 함대는 어쩔 수 없이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히퍼는 여전히 기습의 우위와 더 빠른 속력이라는 카드를 쥐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다시 공격에 나서기로 결심하고, 이번에는 서쪽 방면에서 이미 크게 소진된 비티의 함선들을 노렸다.

젤리코의 지원 명령과 마지막 추격

퀸 메리호와 인데파티가블호의 상실 소식을 접하고, 라이온호마저 화염에 휩싸였다는 보고를 받은 존 젤리코(John Jellicoe) 대장은 인빈시블(Invisible), 인플렉시블(Inflexible), 인도미터블(Indomitable) 세 척의 순양전함에게 비티의 부대를 지원하고 복수할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북동쪽으로 히퍼의 함대를 추격하던 제5전대는 자신들이 쫓던 사냥감이 이제 남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남쪽으로 향하던 히퍼의 함대는 불타고 있는 라이온호 곁을 스쳐 지나갔다. 히퍼는 라이온호를 어뢰로 격침시키라는 명령을 내렸고, V-48 어뢰정이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