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감몬 폭탄: SAS가 직접 만들어 쓴 지옥행 특급 소포

감몬 폭탄: SAS가 직접 만들어 쓴 지옥행 특급 소포

감몬 폭탄(Gammon Bomb)은 영국 특수공수부대 SAS가 사용한 일종의 수제 수류탄입니다. 이름은 1941년 전사한 레지널드 스튜어트 감몬 대위에서 따왔으며, 초기에는 공장에서 생산되지 않고 연대 내에서 대원들이 직접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탄성 있는 니트 소재 자루에 원하는 양만큼 플라스틱 폭약을 채우는 간단한 구조 덕분에, 임무 상황에 따라 위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프랑스 SAS 장교가 남긴 생생한 증언

프랑스 SAS인 제3낙하승병연대(RCP)의 에드가르 토메(Edgard Thomé) 중위는 저서 『스페셜 에어 서비스(Special Air Service)』에서 이 무기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습니다.

감몬 폭탄: SAS가 직접 만들어 쓴 지옥행 특급 소포

"거의 잊을 뻔했으니, 바로 감몬 폭탄이다. 보기에 초라한 물건이라, 탄성 있는 저지 소재로 만든 작은 검은 자루라고 해서 파티에 갈 때 여자들이 들고 다니는 손가방과 거의 혼동될 정도다. 하지만 그 안에는 파우더나 화장용품이 들어 있지 않다. 1킬로그램 남짓의 고폭 플라스틱 폭약이 꽉꽉 채워져 있어, 전차의 궤도는 물론 사실상 어떤 장갑도 그 충격을 견뎌내지 못한다. 플라스틱 폭약에 터마이트를 섞으면 적 전차는 용서받지 못하고 불타 없어진다."

장갑차 파괴용에서 '지옥의 기계'로

원래 감몬 폭탄은 장갑 차량 파괴만을 목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전쟁이 격화되면서 그 용도와 성격도 변해갔습니다. 나치 점령군의 실체를 알게 되고, 고문 끝에 살해된 동료들의 시신을 마주하게 되자, 대원들 역시 잔혹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포로를 잡는 일보다 죄책감 없이 적을 제거하는 데 무관심해진 것입니다.

그리하여 감몬 폭탄은 진정한 의미의 '지옥의 기계'가 되었습니다. 자루 안에 자전거 체인, 권총탄, 볼트 등을 함께 채워 파편 효과를 극대화했고, 전차든 보병이든 가리지 않고 사용했습니다. 반경 20미터 이내의 모든 것을 찢어발기거나 날려버렸으며, 한 번의 폭발로 수십 명의 희생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그 폭발음이 박격포탄과 매우 비슷했다는 것입니다. 독일군은 이 소리를 듣고 늘 착각하여, 실제로는 한 줌의 특수 요원일 뿐인 상대를 중무장한 대규모 병력의 공격으로 오해하곤 했다고 합니다. 초라한 외형과는 어울리지 않는 심리적 효과까지, 감몬 폭탄은 특수작전의 역사에 남은 독특한 무기였던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