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섯 강의 펀자브와 두 강의 벵골을 품은 파키스탄
무함마드 알리 진나(Muhammad Ali Jinnah)가 구상한 파키스탄에는 다섯 개 강이 관개하는 광활한 펀자브의 밀과 사탕수수밭, 그리고 갠지스강과 브라마푸트라강의 물을 머금은 벵골의 벼·사탕수수·황마 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 펀자브의 라호르, 암리차르, 라왈핀디, 카라치와 벵골의 캘커타(현 콜카타), 다카 같은 거대한 상업·공업 도시들까지 더해졌습니다.
진나는 펀자브와 벵골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이베르파크툰크와, 발루치스탄, 신드 등 가난한 서부 지역의 백성들을 부양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사르다르 파텔(Sardar Patel)은 진나의 이런 계산을 정확히 간파하고, 인도 분할 자체를 막기 위해 오히려 펀자브와 벵골의 분할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논리는 명쾌했습니다. 펀자브와 벵골에 살던 힌두교도들을 무슬림들과 함께 파키스탄에 넘겨줄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운트배튼과 진나의 격론
총독 마운트배튼(Lord Mountbatten)이 진나를 만났을 때, 총독은 인도를 분할할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진나는 단호하게 되물었습니다.
"분할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1938~39년에 그들이 우리에게 저지른 짓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절대 신뢰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떠나고 나면 우리는 소수의 특정 힌두교도들의 자비에 내맡겨질 것입니다. 우리는 짓밟힐 것이고,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마운트배튼은 진나를 안심시키려 했습니다.
"넬루와 그의 동료들에게는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파키스탄을 고집한다면 나는 펀자브와 벵골을 분할해야만 할 것입니다. 펀자브와 벵골의 힌두교도들을 파키스탄으로 데려갈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자 진나는 날카롭게 반박했습니다.
"당신은 펀자브가 하나의 민족이고 벵골 역시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람은 힌두교도나 무슬림이 되기에 앞서 먼저 펀자브인 혹은 벵골인입니다. 이 두 주를 우리에게 넘긴다면 그것을 어떤 경우에도 분할해서는 안 됩니다. 분할하면 피가 흐를 것입니다."
마운트배튼은 즉각 받아쳤습니다.
"거꾸로 그들은 힌두교도든 무슬림이든, 펀자브인이든 벵골인이든 앞서 인도인입니다. 그렇기에 당신은 인도가 하나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내각 사절단 계획(Cabinet Mission Plan)을 따랐더라면 당신은 막대한 자치권을 손에 넣었을 것입니다. 펀자브와 벵골은 자기들 통치를 스스로 돌볼 수 있었고, 미국의 주들보다도 더 큰 자치를 누렸을 것입니다. 게다가 중앙정부의 간섭을 차단할 수 있었기에, 소수 인구를 제 마음대로 다루는 재미도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게 당신 입에 맞지 않습니까?"
진나의 대답은 한마디로 요약되었습니다.
"아니오! 나는 인도의 일부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힌두 국가의 지배를 받느니 차라리 모든 것을 잃는 편이 낫습니다."
이 대화는 인도 분할이 단순한 영토 문제가 아니라 '민족'의 정의를 둘러싼 근본적 대립이었음을 보여줍니다. 진나에게 펀자브와 벵골은 무슬림 다수 지역이라는 점을 넘어, 새로 태어날 국가의 경제적·전략적 심장부였습니다. 결국 1947년 8월, 펀자브와 벵골은 모두 갈라졌고, 수백만 명이 고향을 잃으며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흩어져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