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나치즘인가 파시즘인가? 두 이념의 차이점과 혼동된 역사

20세기 유럽에서는 이탈리아와 독일을 중심으로 파시즘과 나치즘이라는 두 가지 끔찍하고 밀접하게 연관된 이념이 권력을 장악했습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이 곧바로 이들 피비린내 나는 정권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전후 복잡한 이념 논쟁 속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파시즘'과 '나치즘'이라는 두 단어는 마치 같은 것처럼 혼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이 혼동을 바로잡고 두 이념의 실제 차이를 살펴보겠습니다.

나치즘과 파시즘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나치즘과 파시즘은 동일한 개념이 아니며, 서로 바꿔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20세기 역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논하기 위해서는 두 이념의 차이를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우선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두 이념의 기원에 있습니다. 파시즘은 이탈리아에서 탄생하여 집권했고, 나치즘은 독일에서 성립하여 통치했습니다. 기원 외에도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독일의 나치즘은 이탈리아 파시즘의 영향을 받아 발전했지만, 여기에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를 이념의 핵심으로 내세운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적어도 1930년대 말까지 베니토 무솔리니(Benito Mussolini) 통치 하의 이탈리아에서는 인종 문제가 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로마 행진(Marcia su Roma)'에만 약 200명의 유대인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파시스트 이탈리아에서 요직을 맡기도 했습니다. 대파시스트 평의회 의원이자 내무부 차관을 지낸 알도 핀치(Aldo Finzi)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이후 제3제국의 정책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탈리아에서도 반유대주의 정서가 점차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나치즘인가 파시즘인가? 두 이념의 차이점과 혼동된 역사

베니토 무솔리니와 아돌프 히틀러 — 파시즘인가, 나치즘인가?

'나치즘'이라는 단어가 불편했던 사회주의 진영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혼동이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폴란드의 경우, 전후 공산 정권의 선전(propaganda)은 시간이 지나면서 '파시즘'이라는 단어를 독일에 적용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폴란드 인민공화국(PRL)의 공식 수사학은 크게 두 가지 공포에 기반을 두었습니다. 하나는 제3제국의 부활에 대한 두려움이었고, 다른 하나는 오데르-나이세 선을 중심으로 한 신설 서부 국경의 수정 가능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었던 것이 바로 '나치즘'이라는 용어였습니다. 나치즘은 독일어 'Nationalsozialismus', 즉 국민사회주의(國民社會主義)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이름 자체에 '사회주의'가 들어가기 때문에, 새롭게 수립된 사회주의 폴란드에서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부적절했습니다. 그래서 당국은 관련 개념인 '파시즘'을 대신 언급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덧붙이자면, 소련 역시 비슷한 수사학을 사용했습니다. 즉, 나치즘과 파시즘의 혼용은 특정 국가만의 현상이 아니라 동구권 전반에 걸친 의도적인 담론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리: 두 이념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

요컨대 파시즘과 나치즘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유사한 전체주의 이념이지만, 그 기원과 핵심 구성 요소는 분명히 다릅니다. 파시즘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국가주의적 이념이었고, 나치즘은 여기에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라는 더욱 극단적인 요소를 결합한 독일 고유의 이념이었습니다. 역사를 정확히 기억하고 논하기 위해서는 이 두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