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의자의 짧은 역사 – 크노소스의 왕좌에서 미국의 전기 의자까지

가장 대중적인 가구 중 하나인 의자의 역사를 간략히 살펴봅니다. 고대 크노소스의 왕좌부터 주교의 좌석, 그리고 미국 사법 제도의 전기 의자까지, 익숙하지만 의외로 깊은 의자의 흥미로운 여정을 소개합니다.

크노소스 궁전의 왕좌, '유럽 최고(最古)의 의자'

의자의 역사는 그리스 크레타 섬에서 시작됩니다. 크노소스 마을에는 기원전 2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고대 궁전 유적이 남아 있으며, 이는 미노아 문명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왕좌의 방'이라 불리는 방 안에는 돌로 만든 의자, 즉 왕좌가 놓여 있는데, 이 의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의자"라고 불립니다. 물론 이 표현은 다소 과장된 것이지만, 고대에 이런 높은 의자는 의례 행사에만 사용되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높은 의자는 통치자나 사제가 주변 환경 속에서 적절한 위치를 차지하도록 해주었고, 자신의 지위를 드러내며 품위 있게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의자의 짧은 역사 – 크노소스의 왕좌에서 미국의 전기 의자까지

크노소스 궁전의 왕좌 – 의자의 역사 / 사진: Harrieta171, 출처: commons.wikimedia.org

시대와 문화마다 달랐던 '앉음'의 방식

원시 인류는 보통 서 있거나 웅크려 앉거나 눕는 생활을 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사람들이 침대에 반쯤 기대어 앉는 자세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중세에는 돌로 만든 벤치가 좌석으로 사용되었으며,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의 많은 민족들은 지금도 쪼그려 앉거나 바닥에 앉는 것을 선호합니다.

'카테드라'에서 성당(Cathedral)까지

권력 행사의 상징이던 의자는 왕좌의 방에서 교황청과 주교좌로 그 영역을 넓혀갔습니다. 이때 사용된 이름이 바로 '카테드라(kathedra)'로, 그리스어 'καθέδρα'에서 유래해 '의자'를 뜻합니다. 교회의 주교좌에는 특별한 의자, 즉 주교의 왕좌가 놓이는데, 오늘날 '성당(cathedral)'이라는 명칭이 교구에서 가장 중요한 교회, 즉 주교가 머무는 교회를 가리키게 된 연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카테드라'라는 단어는 세속 분야에도 적용되어, 예컨대 대학에서는 행정·학문의 단위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입니다.

의자의 짧은 역사 – 크노소스의 왕좌에서 미국의 전기 의자까지

타라고나 대성당의 주교 의자 / 사진: José Luiz Bernardes Ribeiro, 출처: commons.wikimedia.org

일상 가구로 자리 잡기까지

덜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용되는 독립형 의자는 비교적 역사가 짧은 유럽의 발명품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녀들이 독서와 필사를 더 편하게 하기 위해 의자를 사용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의자가 일반 가정의 표준 가구로 들어선 것은 16세기에 이르러서였고, 18세기에는 정교하고 화려한 장식이 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직장과 사무실에서 의자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19세기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의자의 짧은 역사 – 크노소스의 왕좌에서 미국의 전기 의자까지

19세기의 의자들 – 의자의 역사 / 출처: commons.wikimedia.org

전기 의자의 등장

19세기 말, 의자는 또 하나의 새로운 용도를 찾게 됩니다. 이번에는 전기의 발달과 미국 사법 제도가 한몫했습니다. 1890년, 세계 최초로 전기 의자를 이용한 처형이 집행되었습니다. 사형수는 도끼로 정부(情婦)를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윌리엄 켐러(William Kemmler)였습니다.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처형 방식은 현재까지도 미국 일부 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의자의 짧은 역사 – 크노소스의 왕좌에서 미국의 전기 의자까지

세계 최초의 전기 의자 – 의자의 역사 / 출처: commons.wikimedia.org

의자처럼, 하지만 한 조각의 역사입니다. 🙂

본 글은 노먼 데이비스(Norman Davies)의 저서 『Europe Dealing with History』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