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중국 황제의 하루 생활, 화려함 뒤에 숨겨진 고단한 진실

영화나 드라마 속 중국 고대 황제의 삶을 보면 매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수많은 미녀들에 둘러싸여 사치스러운 생활을 누리는 모습이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황제의 삶을 부러워하곤 하죠.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국가 간 갈등,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 스트레스 요소가 많아지면서 더욱 황제의 화려한 삶이 그리워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황제의 삶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오히려 평민의 삶이 더 자유롭고 편안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청나라 제6대 황제 건륭제(乾隆帝)의 일상을 바탕으로 황제의 하루를 낱낱이 살펴보겠습니다.

청나라 제6대 황제, 건륭제의 통치

먼저 청나라와 건륭제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청나라는 여진족 출신인 누르하치가 만주에서 건국하여 1644년부터 1912년까지 중국 대륙과 몽골을 지배했던 왕조입니다. 청나라의 전성기는 제6대 황제인 건륭제(재위 1735~1796)의 시대로, 청 역사상 가장 긴 60년간의 장기 집권이 이루어졌습니다.

건륭제 치세의 가장 큰 업적은 단연 영토 확장이었습니다. 서몽골의 준가르를 비롯해 현재의 타이완, 미얀마, 네팔, 베트남 일부까지 영토를 넓히며, 중국 역사상 한나라와 당나라마저 능가하는 최대 영토를 확보했습니다.

또한 재위 60년 동안 약 15차례에 걸쳐 국내 순행을 실시하며 백성들에게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고 태평성세를 과시했습니다. 아울러 세금을 자주 감면하여 민심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안정적인 통치는 할아버지인 강희제와 아버지인 옹정제의 근면과 검소함이 토대가 되었습니다. 청나라에서는 명나라 때 하루에 쓰던 궁정 경비를 1년치로 줄였을 정도였는데, 이는 명나라의 멸망 원인을 사치에서 찾고 그것을 교훈 삼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검소함이 성공을 거두어 건륭제 대에 이르러 청나라의 국력은 상당히 강화되었습니다.

건륭제의 하루 일과

훌륭한 정치를 펼친 건륭제는 역대 황제 중 가장 안정된 삶을 살았던 인물로 여겨지지만, 그의 생활 패턴은 특별할 만큼 규율적이고 스트레스가 많았습니다.

새벽 4시 기상

청나라 문헌에 따르면 건륭제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났습니다. 이 습관은 즉위 후 60년간 한 번도 어깨짐 없이 계속되었다고 합니다. 나라의 정점에 선 사람이 규율 있는 생활을 하지 않으면 국사가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는다고 여겨졌기에, 이는 청나라 역대 황제들의 고정된 생활 패턴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새벽 4시~아침 식사와 세수

간단히 옷을 갈아입고 몸을 가다듬은 뒤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오전 5시 조상을 기리는 종교 행사

아침 식사가 끝나는 오전 5시경에는 조상을 기리는 종교 행사가 열렸습니다. 황후와 후궁들은 이미 먼저 나가 의식의 대부분을 준비해 두었고, 황제가 도착할 무렵이면 의식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고 합니다.

오전 7시 학습 시간

궁 내의 서재에서 조상들의 사상과 정신을 배웠습니다. 고대 중국 드라마를 보면 황제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방대한 문헌을 읽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대사들도 경전의 인용구나 문헌 속 구절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일과가 그 기반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오전 9시경 사랑하는 황후 추모

자습 시간이 끝난 후 건륭제는 항상 '중화궁'이라 불리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그가 평생 사랑했던 효현황후(孝賢皇后)를 추모하는 공간으로, 황후 사후에도 매일 잘 보존된 상태로 관리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오전 10시 공무

일과를 마친 황제는 본격적으로 공무에 착수했습니다. 먼저 각 부처의 대신들이 알현하여 다양한 보고와 현안을 올렸고, 황제는 이에 하나하나 답하며 청나라의 국정을 결정했습니다.

오후 1시 밀담 회의

일반 공무가 끝난 후에는 신뢰할 수 있는 신하들을 불러 비밀리에 처리해야 할 사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역시 신하들과 함께 정책 결정과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오후 5시 자유 시간

모든 공무가 끝나는 오후 5시경, 그제야 건륭제에게 자유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자유 시간에도 건륭제는 문헌을 읽으며 공부했다고 합니다. 또한 역대 황제들이 남긴 물품을 감상하는 취미를 즐겼다고 전해집니다.

오후 7시 밤을 함께할 여인 선택

오후 7시가 되면 후궁의 이름이 적힌 패(牌)를 든 내관이 나타나고, 황제는 그날 밤을 함께할 여인을 선택했습니다.

오후 8시 취침

이 무렵 침전에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다고 합니다. 수면 시간은 약 6시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건륭제의 하루가 끝납니다.

이처럼 황제의 하루는 주로 공부와 의식,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중요한 국가적 결정을 내리는 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정들은 중국 백성들의 삶과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대한 것이었죠.

생각보다 자유 시간이 턱없이 적어 마음대로 외출하기 어려운 나날이었습니다. 게다가 정변이 일어날 경우 암살당할 위험도 높았고, 궁정에서는 끊임없이 모략이 오가는 세상 속에서 이런 생활이 평생 지속되어야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