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땅을 파지 않고 온 도시를 밝히다: GPR 레이더로 재조명된 고대 로마 도시 팔레리 노비

땅을 파지 않고 온 도시를 밝히다: GPR 레이더로 재조명된 고대 로마 도시 팔레리 노비

로마 인근 팔레리 노비의 항공 사진. 주요 건축물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음 • AFP


고고학계에서 레이더 기술이 눈부신 돌파구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약 50km 떨어진 곳에서, 곡괭이 한 번 휘두르지 않은 채 한 도시 전체가 최첨단 기술인 GPR(Ground-Penetrating Radar, 지표투과레이더)로 정밀하게 측량되었습니다.


GPR은 안테나를 통해 지하로 전파를 발사하고, 토양의 구성 성분에 따라 반사 양상이 달라지는 원리를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깊이의 지층 구조를 연구할 수 있으며, 수세기에 걸쳐 땅속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기술 덕분에 도시의 꽤 정확한 지도가 완성되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성벽과 극장 일부, 성문 등 몇몇 유적만 모습을 드러낼 뿐이지만, 고대 팔레리 노비의 거리와 건물들이 지도 위에 생생하게 되살아난 것입니다.


획일적이지 않은 독특한 도시 설계


면적 30헥타르에 달하는 이 고대 로마 도시는 기원전 240년부터 약 700년간 사람들이 거주했습니다. 1990년대부터 발굴 작업이 진행되어 왔지만,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벨기에 헨트 대학교 과학자 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이 기술을 활용해 도시 전체를 측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흥미롭게도 팔레리 노비의 도시 계획은 폼페이와 같은 다른 로마 도시들보다 훨씬 덜 획일적입니다. 신전, 시장, 목욕탕 시설과 같은 주요 건축물들은 작은 마을 치고는 놀랄 만큼 정교하게 지어져 있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발견은 상수도 관망입니다. 연구진은 집들 아래를 통과하는 대규모 배관 네트워크를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는데, 이는 흔히 볼 수 있는 '거리를 따라 지나가는' 방식과는 다른 독특한 형태였습니다.


다른 고대 도시에도 적용 가능


이 레이더가 제공하는 디테일의 수준은 매우 높습니다. 연구자들은 리비아의 키레네(Cyrene)와 같은 다른 고대 도시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당장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습니다. 이 장비는 헥타르당 약 4.5GB에 달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하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