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레리아-라마조네 에트루리아 묘지 유적에서 작업 중인 발굴팀. ⓒ PRESS SERVICE
코르시카에서 발견된 새로운 에트루리아 무덤
기원전 8세기 이탈리아 반도에서 탄생한 에트루리아 문명은 코르시카 섬까지 그 영향력을 뻗쳤습니다. 프랑스 국립예방고고학연구소(Inrap) 발굴팀이 알레리아(Aleria)에서 새로운 무덤을 발굴하면서 이러한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유적은 '라마조네(Lamajone)'라고 불리는 민간 부지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에서는 이전 발굴을 통해 고대 통행로와 로마 시대 묘지가 이미 확인된 바 있습니다.
약탈당하지 않은 지하묘
기원전 350~300년경으로 추정되는 이 에트루리아식 지하묘(히포게움)는 지표에서 2미터 아래, 계단과 길이 6미터의 회랑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암반을 깎아 만든 반원형 널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토·도자 파편·자갈·숯 등이 쌓여 통로를 막고 있었기 때문에 도굴당하지 않은 채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온전히 보존된 유골과 부장품
널방의 감실 안에는 온전한 형태의 인골 하나가 잠들어 있었습니다. 토양의 산성 성분 때문에 대부분의 뼈가 녹아 사라지는 이 섬에서는 극히 드문 일입니다. 고고학자들은 유골이 옆으로 살짝 굽힌 자세로 누워 있는 모습에서 제사 의례 중 술을 붓던 자세를 연상시킨다고 분석합니다. 이는 분명 신분이 높은 인물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골의 두개골 주변에는 손잡이가 긴 잔, 흑색 광택을 낸 도기 잔 세 개, 그리고 여러 토기들이 정성껏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1970년대의 대발견과 이어지는 역사
흥미롭게도 1970년대에는 이곳에서 800미터 떨어진 곳에서 기원전 500~259년 사이의 에트루리아 문화 무덤들이 이미 발견된 바 있습니다. 당시 출토된 유물은 아테네산 항아리와 전사들의 무구를 포함해 총 4,500점에 달하며, 그 일부는 현재 알레리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유적군은 이탈리아 밖에서 발견된 에트루리아 장례 유적 가운데 가장 풍부한 것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세 강대국이 겨룬 지중해의 요충지
리구리아와 프랑스 남부를 잇는 해상 항로에 자리한 코르시카는 그리스인, 카르타고인, 에트루리아인 모두에게 매력적인 땅이었습니다. 이 세 민족이 패권을 다퉜던 알랄리아(Alalia, 알레리아의 고대 명칭) 해전(기원전 540~530년경) 이후, 이 섬은 기원전 450년경 에트루리아의 세력권에 편입되었고 안정적인 거주민들이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기원전 259년 로마가 섬을 정복할 때까지 에트루리아의 영향력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