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페라시(La Ferrassie)(La Ferassie로 표기되기도 함)는 프랑스 도르도뉴(Dordogne) 지역에 위치한 고인류학적 유적지로, 1909년부터 1921년 사이 암석 은신처(rock shelter)에서 네안데르탈인 화석이 발굴된 곳입니다. 최초의 공식 보고는 1934년에 이루어졌지만, 유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1982년에야 완료되었습니다.
약 5만 년 전의 네안데르탈인 화석
라페라시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화석은 약 5만 년 전으로 추정되며, 구석기 시대 중기(Middle Paleolithic)의 석기 문화와 연관이 있습니다. 발견된 유해는 총 여덟 구의 골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성인 남성과 성인 여성 각 한 명, 10세 아동, 3~5세 아동, 영아 한 명, 그리고 신생아 세 명이 포함됩니다.
전형적인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 특징
출토된 두개골들은 전형적인 네안데르탈인의 특징을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성인 남성의 두개골은 도드라진 눈썹뼈, 뒤로 경사진 이마, 그리고 돌출된 안면 중앙부가 특징적입니다. 또한 어금니는 작지만 앞니는 크고 심하게 마모되어 있어 당시 사람들의 식생활과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매장 의례의 증거
라페라시 유적은 네안데르탈인들이 죽은 자를 깊이 아꼈다는 중요한 증거를 제공합니다. 발견된 모든 개체가 의도적으로 매장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언덕 비탈면의 무덤에서는 머리 부분과 하체 골격이 분리된 상태로 매장된 아동의 유해가 확인되었으며, 두개골 위에는 밑면에 새긴 흔적이 남아 있는 석회암 판이 덮여 있었습니다.
이러한 발견은 네안데르탈인들 사이에 상당히 복잡한 의례 체계가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그들의 인지 능력과 문화적 행동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현재 라페라시에서 출토된 유해는 파리의 인간 박물관(Musée de l'Homme)에 소장되어 있으며, 인류 진화 연구의 핵심 자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