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 엘-아줄(Tall al-ʿAjjul)이란?
텔 엘-아줄(Tall al-ʿAjjul)은 팔레스타인 남부, 가자시티(현대의 가자) 남쪽 와디 가자(Ghazzah Wadi) 하구에 자리한 고대 유적지입니다. 아랍어로 유적지를 뜻하는 '텔(Tell)'과 '송아지'를 의미하는 단어가 결합된 이름으로, 흔히 '고대 가자(Ancient Gaza)'라고도 불립니다.

발굴 역사
이 유적지는 1930년부터 1934년까지 영국의 저명한 고고학자 윌리엄 매슈 플린더스 페트리 경(Sir Flinders Petrie)이 이끄는 영국 발굴팀에 의해 조사되었습니다. 페트리는 이집트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인물로, 그의 발굴을 통해 텔 엘-아줄은 동지중해 고고학 연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중기 청동기 시대의 전성기
유적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은 기원전 21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이 도시가 진정한 절정기를 맞은 시기는 중기 청동기 시대(Middle Bronze Age, 기원전 약 2300~1550년), 특히 기원전 17세기와 16세기였습니다. 이 시기에 텔 엘-아줄은 이집트를 지배했던 힉소스(Hyksos, 제15왕조) 세력의 통제 아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발견 유적과 구조물
이 시기의 유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확인되었습니다.
- 힉소스 양식으로 축조된 대규모 해자(fosse, 방어용 도랑)
- 여러 개인 주거지의 잔해
- 약 반 에이커(약 2,000㎡) 면적을 덮는 대형 건물
특히 이 대형 건물은 궁전으로 추정되는데, 만약 그렇다면 당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발견된 가장 큰 궁전이 됩니다. 이 궁전 이후에도 네 채의 대형 건물이 차례로 세워졌으며, 마지막 건물은 기원전 1200년경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적지의 학술적 가치
텔 엘-아줄에서는 힉소스 시대의 풍부한 금세공품과 보물들이 출토되어 주목받았습니다. 이러한 유물들은 이곳이 이집트, 레반트, 에게해, 키프로스를 잇는 지중해 교역망의 핵심 거점이었음을 보여주며, 고대 가자 지역의 정치·경제적 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