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니치에리의 기원과 데브쉬르메 제도
잔니치에리(Janissaries)는 터키어로 예니체리(yeniçeri), 곧 '새로운 군대'를 의미합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전쟁에서 포획되어 술탄의 전리품이 된 전쟁 포로들로 구성되었습니다.
14세기부터 15세기에 걸쳐 진행된 발칸반도 정복은 정복자 메흐메트 2세(1432~1481)에 의해 시작되어 술레이만 1세 대제(1520~1566) 시대에 헝가리 병합으로 절정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팽창 과정에서 오스만 제국은 데브쉬르메(devşirme)라는 독특한 징집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징집' 혹은 '아동 공물'이라고도 불린 이 제도는 발칸 지역 마을 출신의 기독교 소년들을 차출하여 술탄과 제국을 위해 복무하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소년들의 훈련 과정
선발된 소년들은 붉은 옷을 입고 어깨에 여행용 자루를 멘 모습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국가 요직에 오를 또래 소년들과는 전혀 다른 운명을 걷게 되는데, 잔니치에리가 될 소년들은 시골로 보내져 터키어를 배우고 이슬람교로 개종해야 했습니다. 아나톨리아 각지에서 농부들과 함께 일하는 시기를 보낸 뒤, 이들은 콘스탄티노플로 돌아와 민병대의 일원으로 복무하게 되었습니다.
정예 부대의 무장과 지휘 체계
잔니치에리는 충실한 장비를 갖춘 정예 부대였습니다. 킬리지(kilij)라 불리는 군도, 야타간(yatagan) 단검, 그리고 초기 소총인 튀페크(tüfek)가 기본 무장을 이루었습니다. 지휘 체계의 정점에는 황실 평의회인 디반(divan)에 참석하는 아가(ağa) 사령관이 있었으며, 디반은 총리에 해당하는 대재상, 술탄의 각료, 각 주의 총독, 그리고 함대 총사령관인 카푸단 파샤(Kapudan Pasha)로 구성되었습니다.
군사 카스트로서의 삶과 규율
일종의 군사 카스트(caste)로 분류되는 그들은 고유한 규칙, 상징 체계, 종교성, 그리고 특권을 지녔습니다. 16세기까지 현역으로 복무하는 대원들은 독신 생활이 강제되었으며, 제대하기 전까지는 결혼할 수 없었습니다. 이는 술탄의 노예에게 독신이 의무화되어 있던 것과 같은 원리였습니다.
일반 잔니치에리는 수염을 기를 수 없었고 콧수염만 허용되었습니다. 장교로 승진한 후에야 비로소 수염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부대의 정신은 두 가지 상징으로 표현되었습니다. 하나는 잔니치에리의 집인 막사로, 그 안에서는 터키어보다 세르보크로아트어가 더 자주 통용되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로마 군단의 독수리 문장에 해당하는 커다란 솥이었습니다. 왜 하필 솥이었을까요? 솥 안에는 대원들에게 배급되는 식량이 담겨 있었고, 이는 민병대의 결속 정신을 상징했습니다. 만약 솥이 뒤집히면 그것은 대열 안의 불만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조직 구조와 특권
부대는 오르타(orta)라 불리는 중대 단위로 편성되었으며, 각 중대는 초르바(çorba)라 불리는 중대장이 지휘했습니다. 발칸 지역에서 초르바는 '수프'를 뜻하는데, 중대장이 대원들에게 수프를 배급하는 역할을 맡았기 때문입니다.
제국의 기둥 중 하나로 여겨진 잔니치에리는 상당한 특권을 누렸습니다. 그들은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으며, 법적 문제가 생기면 자신들의 지휘관에게 재판을 받았습니다. 주된 임무는 군사 원정에서의 전투였지만, 술탄의 신변 보호를 전담하는 뷜루크(beuluk) 중대도 별도로 운영되었습니다.
근대화의 물결과 쇠퇴
19세기, 제국의 군사 근대화가 추진되면서 잔니치에리의 쇠퇴가 시작되었습니다. 셀림 3세(1789~1807)는 유럽인 교관들이 훈련시킨 근대식 군대를 창설하고 이를 '새 질서(New Order)'라 명명했습니다. 자신들의 특권이 위협받는다고 느낀 잔니치에리는 이에 맞서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1807년 셀림 3세는 폐위되었고, 잔니치에리는 그의 사촌인 무스타파 4세(1807~1808)를 옹립했습니다. 그러나 새 술탄의 통치는 매우 짧았습니다. 그는 1808년 폐위되었고, 셀림 3세의 동생인 마흐무트 2세(1808~1839)가 뒤를 이었습니다.
마흐무트 2세의 치세에 제국은 '유럽의 인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고, 울레마(오스만의 법학자들)의 영향력도 점차 약화되었습니다. 마침내 1826년, 창설 이래 줄곧 술탄에게 충성을 바쳐온 이 민병대는 대규모 학살과 함께 길고 화려한 역사의 막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