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1939년 폴란드 기병의 돌격… '기병 대 전차' 신화의 탄생 (영상)

1939년 폴란드 기병의 돌격…  기병 대 전차  신화의 탄생 (영상)

크로얀티는 폴란드 포메라니아 지방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첫날인 1939년 9월 1일,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하나의 전설이 바로 이곳에서 태어났다. 나치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세계대전의 포문이 열렸고, 이 일대에서는 새벽 5시부터 폴란드군이 침략자들과 교전을 벌였다.

당시 이 지역에 배치된 부대는 구데리안의 제19기갑군단 소속 제20차량화보병사단 예하 제76보병연대였다.

폴란드 기병들은 단치히(그단스크)로 진격하던 독일 부대와 처음으로 조우해 그 진격을 늦추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곧 독일군의 화력에 밀려 브다(Brda) 강변의 제2 진지로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돌격

카지미에시 마스탈레시 대령이 지휘하는 제18포메라니아 울란 연대는 다른 폴란드 부대들의 후퇴를 엄호하는 후위 임무를 맡았다. 그러던 중 폴란드군은 투홀라 숲 근처에서 휴식 중이던 독일 보병대대를 우연히 발견했다. 마스탈레시 대령은 적을 기습하기 위해 공격을 결심했다.

그는 부지휘관 에우게니우시 시비에시아크에게 제1·제2중대 전력과 제3·제4중대에서 각각 한 개 소대씩을 이끌고 독일군을 공격하라고 명령했으며, 나머지 병력과 함께 보유한 TKS·TK3 전차 및 대전차 무기는 예비대로 남겨두었다.

19시, 폴란드 기병들은 사브르를 뽑아 들고 나팔 소리와 함께 돌격했다. 완전히 기습당한 독일 보병들은 흩어져 달아났다. 그러나 이윽고 기관총과 20mm 경포를 장착한 독일 장갑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장갑차들은 제20정찰대대 소속이었다. 승리를 거두었던 폴란드 기병들은 이번엔 역으로 기습을 당했다. 탁 트인 평지에서 장갑 화력에 맞설 방법이 없었던 그들은 엄폐물로 급히 흩어졌고, 장갑차에 대한 반격은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학살이 벌어졌다. 독일 장갑차의 사격으로 약 20~25명의 폴란드 병사가 전사하고 최소 40명이 부상을 입었다. 전사자 중에는 시비에시아크 부지휘관과, 부대를 구하러 현장으로 달려온 마스탈레시 대령도 있었다.

독일군 측은 폴란드 기병의 돌격으로 11명이 전사하고 9명이 부상당했다. 독일 대대가 붕괴한 것은 피해 때문이 아니라 공황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폴란드 기병들의 희생 덕분에 인근 보병 부대들은 후퇴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아울러 이 돌격은 제20차량화보병사단 지휘부에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는데, 사단장 폰 빅토린 중장은 자신 앞에 훨씬 강력한 폴란드군이 있다고 판단해 후퇴까지 고려했다.

하지만 그는 측근의 만류로 후퇴를 접었고, 구데리안은 회고록에서 "전쟁 첫날의 공황"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전설의 탄생

다음 날 제18울란 연대는 부대 단위로 군사공로훈장을 수여받았다. 9월 2일, 전장에 도착한 독일과 이탈리아 언론인들은 전사한 폴란드 기병들의 시신과 당시 그 지역에 도착해 있던 독일 전차들을 목격했다.

바로 이탈리아 언론인 인드로 몬타넬리가 폴란드 기병의 전차 돌격이라는 전설을 만들어냈다. 폴란드인들의 용맹함을 기리려던 저널리즘적 과장이었던 셈이다. 이 전설은 독일인들에 의해 자국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선전 도구로 키워졌고, 전후에는 폴란드를 통치한 소련 정권에 의해 '부르주아' 폴란드 장교들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사례로 활용되기도 했다.

1959년 저명한 폴란드 감독 안제이 바이다가 만든 영화 '롯나(Lotna)'가 바로 이 전설을 소재로 했으며, 아래 영상도 이 작품에서 가져온 것이다. 참고로 1939년 당시 폴란드 기병은 주로 승마 보병 형태로 운용되었으며, 실제 전투는 대부분 하마 상태에서 수행했다. 최소한 독일 경전차와 장갑차에는 대응할 수 있는 대전차 무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1939년에 폴란드 기병의 돌격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전차나 장갑차를 상대로 한 돌격은 단 한 번도 없었다.

1939년 폴란드 기병의 돌격…  기병 대 전차  신화의 탄생 (영상)

부지휘관 에우게니우시 시비에시아크

1939년 폴란드 기병의 돌격…  기병 대 전차  신화의 탄생 (영상)

카지미에시 마스탈레시 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