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교과서를 잘못 읽은 듯한 기내 안내문
블루에어(Blue Air)는 부쿠레슈티에 본사를 둔 루마니아의 저비용 항공사다. 2016년 5월 기준 유럽 12개국 48개 도시에 취항했으며, 같은 해 한 해 동안 360만 명의 승객을 실었다. 블루에어는 현재 루마니아에서 가장 큰 항공사로 꼽힌다.
그런데 역사적 진실을 위해 아쉬운 말을 하자면, 이 항공사는 이탈리아 나폴리행 노선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가 배포한 안내물에 이 도시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는 점이다.
"역사 깊은 도시 나폴리는 3000년 전 '파르테노페'라는 이름으로 그리스와 터키 상인들에 의해 건설되었다." 이후 이 정착지는 팔레오폴리스로 불렸고, 마침내 기원전 475년경 '새로운 도시'라는 뜻의 네아폴리스(Neapolis)로 이름이 정해졌다는 것이다.
책자는 이어 이렇게 덧붙였다. "이 도시는 외세의 통치자가 바뀌는 와중에도 성장과 확장을 거듭했고, 마침내 이탈리아 통일 이전 가장 중요한 독립 국가였던 양시칠리아 왕국의 수도가 되었다. 이 왕국을 다스린 부르봉가는 인근 카세르타에 웅장한 궁전을 세웠고, 온갖 종류의 역사 건축물로 도시를 가득 채웠다."
'나폴리 건국 당시 터키인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루마니아 독자들에게 분명히 말해두고 싶다. 나폴리가 건설될 당시, 이 땅에서 가장 기괴한 상상력을 지닌 사람조차 터키인의 존재를 떠올릴 수 없던 시절이었다. 이 지역에는 이미 신석기 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했다. 기원전 2000년대 말, 그리스인들이 이곳에 정착지를 마련했다.
바로 동지중해가 '바다 민족'의 물결로 뒤흔들리던 시기였다. 기원전 10세기에는 로디아(로도스)인들이 이곳에 무역 거점을 세우고 그 지역을 '파르테노페'라고 명명했다. 훗날 카스텔델로보(Castel d'Ovo)가 세워지는 섬에 살았던 같은 이름의 세이렌(인어)에 대한 경의의 표시였다. 오늘날까지 나폴리 시민들이 '파르테노페이'(Parthenopei)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느 쪽으로 보든 파르테노페라는 이름은 결코 '터키식' 이름이 아니어 보인다.
무역 거점은 팽창하여 도시로 성장했고, 제2차 식민 건설기를 거치며 네아폴리스('새로운 도시')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또한 항공사의 주장과 달리, 부르봉가의 에스파냐 계열은 양시칠리아 왕국을 통치한 마지막 왕조였다. 그 이전에는 노르만인, 독일인, 프랑스인, 에스파냐인이 차례로 지배권을 넘겼으니, 한 도시에 세계사가 그대로 겹쳐 있는 셈이다.
'양시칠리아 왕국은 최강 국가가 아니었다'
게다가 양시칠리아 왕국은 이탈리아 통일 이전 가장 중요한 이탈리아 국가였던 적이 한 번도 없다. 가장 중요하고 가장 강력한 이탈리아 국가는 사보이-피에몬테였으며, 19세기 이탈리아 통일을 이뤄낸 주체도 바로 이 나라의 군사력이었다.
결국 요점은 이것이다. 이렇게 정보를 바로잡는 데에야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스 문화부와 관광부는 스코페(북마케도니아)로 '달리기 선수상'을 이관하는 논쟁이나 유럽 의회에서 처리하는 생존 직결 개정안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이런 역사 왜곡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움직여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