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스웜(Iceworm)' 계획은 냉전 시기 미국이 추진한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이 계획은 당시 덴마크 영토였던 그린란드의 빙하 아래에, 정작 덴마크의 동의 없이 비밀 미사일 발사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골자였다.
얼음 아래 숨겨진 핵미사일 기지
미국의 목표는 소련을 겨냥한 이동식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덴마크는 물론 소련까지 기만하기 위해, 미국은 '캠프 센추리(Camp Century)'라는 별도의 계획을 세우고 이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 계획은 1959년부터 실행에 옮겨졌으며, 그린란드에 '과학 연구' 기지를 건설한다는 내용이었다.
거대한 야망, 캠프 센추리
캠프 센추리 기지는 그린란드 북서부, 고도 약 2,000m의 고원 위에 자리 잡았으며, 미군 툴레(Thule) 공군기지에서 약 240km 떨어진 지점이었다. 툴레 기지는 덴마크의 승인을 받아 1951년부터 가동되어 왔고, 소련 역시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
'아이스웜' 계획은 빙하 아래에 총 4,000km 길이의 터널을 건설하고, 소련을 조준하는 핵탄두 장착 미사일 600기를 배치하는 내용이었다. 덴마크 측은 미국의 진짜 의도를 전혀 모른 채 캠프 센추리 건설에 동의했다.
덴마크가 알고 있던 것은 오직 기지가 원자로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다는 사실뿐이었다. 미국의 공식적인 명분은 '북극 환경에서 새로운 건축 기술을 시험'하고, 이동식 원자로 운영상의 문제점을 검토하며, 각종 과학 실험을 수행한다는 것이었다.
빙하 속 도시의 현실
총 21개의 참호형 통로가 만들어지고 그 위를 얼음 천장으로 덮었으며, 최종적으로 통로의 총 길이는 3km에 달했다. 빙하 아래에는 약 200명 규모의 주둔 인원을 위해 병원, 교회, 극장, 매점까지 마련되었다. 또한 세계 최초의 휴대용(이동식) 원자로인 PM-2A가 여기에 사용되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1966년 폐기된다. 예상보다 빙하가 훨씬 빠르게 이동하면서 기지 전체가 파괴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자로 운영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원자로는 이미 1963년에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비밀 계획의 폭로
이 비밀 계획의 존재는 1990년대 말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계획에 따르면 미사일 기지의 면적은 무려 13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할 예정이었다. 발사 기지의 높이는 8.5m였고, 매년 새로운 발사 위치를 굴착하여 5년 안에 수천 개의 발사 진지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이곳에 배치될 미사일은 미니트맨(Minuteman)의 특수 '복층형' 개량형인 '아이스맨(Iceman)'이었다.
1967년 기지가 최종적으로 버려질 때, 미국은 모든 물자와 설비를 그대로 남겨두었다. 얼음에 영원히 묻힐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6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기후 조건이라면 2100년경 해당 지역의 빙하가 녹으면서 기지 전체가 드러나게 된다고 한다. 그때가 되면 미국이 방치해 둔 핵폐기물과 화학·생물학적 유해물질까지 환경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캠프 센추리 기지의 배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