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잉카 문명에도 이집트나 마야처럼 상형문자(hieroglyphics)가 있었고, 이를 현대 언어로 번역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다릅니다. 잉카인들은 상형문자 체계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상형문자 대신, 매듭으로 말하다
잉카 문명은 문자 대신 키푸(Quipu)라 불리는 매듭 끈 시스템을 발전시켰습니다. 키푸는 주로 가축 털이나 면으로 만든 여러 개의 끈을 하나의 굵은 줄에 묶어 만든 것으로, 각각의 끈에 다양한 종류와 위치의 매듭을 지어 정보를 기록했습니다.
키푸는 어떤 용도로 쓰였을까?
키푸는 주로 수치 데이터를 기록하는 도구였습니다. 인구 통계, 곡물 저장량, 가축 수, 세금 납부 기록, 군대 병력 등 제국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행정 정보를 관리하는 데 활용되었습니다.
즉, 키푸는 오늘날 우리가 아는 의미의 '글쓰기(writing)' 체계가 아니었습니다. 언어 자체를 기호로 옮겨 적는 것이 아니라, 숫자와 양을 나타내는 계량 기록 장치에 가까웠던 것입니다.
아직 남은 미스터리
흥미롭게도 일부 연구자들은 특정 색상의 실과 매듭 조합이 숫자 외의 추가 정보를 담고 있지 않을까 추측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학계에서 확립된 견해는, 키푸가 언어 기록이 아닌 수치 기록 도구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잉카의 '상형문자를 번역한다'는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잉카 문명은 글자 없이도 광대한 제국을 통치할 수 있는 독창적인 정보 시스템 — 키푸를 만들어냈던 것입니다.